유명을 달리하다? 운명을 달리하다?

유명을 달리하다? 운명을 달리하다?

2020.02.11. 오전 02:3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우리말에는 죽음을 뜻하는 표현들이 많이 있죠.

직설적으로 '죽다'라고 말하지 않고 '돌아가셨다', '목숨을 거두다', '세상을 떠나다' 등 안타까운 마음에 좀 더 부드러운 표현들을 사용합니다.

그 중에 유명을 달리하다 라는 말이 있는데요.

여기서 유명. 유명이란 말은 정확하게 무슨 뜻일까요?

사전 풀이를 보면 어두울 '유'자에, 밝을 '명'자를 씁니다.

글자 그대로 어둠과 밝음을 뜻하는데요.

옛날에는 사람들이 이승을 밝은 세상으로, 저승을 어두운 세상으로 구분했는데 여기서 유래해 유명이 이승과 저승을 뜻하게 된 거죠.

그런데 왜 '유명을 왜 달리하다'라고 표현할까요?

'달리하다' 는 말입니다. 어떠한 사정이나 조건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유명을 달리하다'는 이승에서 살다가 저승으로 가셨다는 의미가 되죠.

그런데 '운명을 달리하다'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요.

삐삐~ 이건 아니올시다!

'운명'은 의미에 따라 다른 한자가 쓰입니다.

예를 들어 '나라의 운명이 걸렸다’라고 하면 나라의 존망에 관한 처지, 뭔가 초인적인 힘을 말하는 거고요.

또 다른 한자로 운명은 사람의 목숨이 끊어졌다는 의미가 있어요.

‘운명’이라는 말에 목숨이 끊어졌다는 뜻이 이미 담겨 있기 때문에 '운명을 달리했다'라고 쓸 수는 없는 거죠.

그냥 '운명했다'라고 해야 합니다.

아마도 유명과 운명을 혼동해 벌어지는 오류 같은데요. 확실히 아셨죠? 이제 헷갈리지 마세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할 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을 많이 하죠.

삼가는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명복은 죽은 뒤 받는 복을 이르는 말입니다.

'정중한 마음으로 돌아가신 분이 저승에서 복을 누리시길 빕니다' 라는 뜻이겠죠.

이상, YTN의 돋보기. 김 박사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