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마 조져버릴라!

확 마 조져버릴라!

2019.12.17. 오전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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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감히 내 친구를 건드려? 확 마 조져버릴라!"

깜짝 놀라셨죠?

영화 속 한 장면을 흉내 내봤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조지다’ 라는 말.

흔히 비속어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놀랍게도 표준어라는 사실 아셨나요?

안믿기시죠? 국어사전에도 있는데??

'조지다'는 일을 망치거나 그르치다 또는 호되게 때리다, 먹어 없애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 정을병의 ‘육조지’라는 소설에서 ‘형사는 때려 조지고, 검사는 불러 조지고, 판사는 미뤄 조지고, 집구석은 팔아 조진다‘ 라는 문구가 나오는데요.

경찰서와 법원 주위에 오면 여섯 가지의 조지기를 당한다는 갖가지 경우를 모두 겪을 수 있다는 의미죠.

‘조지다’라는 말에는 이런 뜻도 있습니다.

'짜임새가 느슨하지 않도록 단단히 맞추어서 박다'

작가 염상섭의 장편소설 ‘젊은 세대’를 보면 '자식을 내버려둘 수 없다, 집안을 조져야겠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집안 분위기와 기강을 느슨하지 않도록 단속한다는 의미겠죠.

‘조지다’라는 말은 조선시대 중기인 1600년대 고서에서도 등장하는데요.

오랫동안 쓰인 우리말이라니 참 놀랍죠?

표준어이긴 하지만 ‘조지다’에 담긴 의미가 하나같이 곱지 않아서일까요.

비속어로 착각할 만큼 부정의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조지다’ 앞에 ‘매’를 붙여보세요.

‘매조지’는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해서 마무리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스포츠 경기에서 종종 선수가 팽팽했던 승부를 ‘매조졌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만약 이런 의미로 ‘조지다’라는 어감이 좀 쓰기 부담스럽다면 ‘매조지다’, 라고 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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