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가 억지춘향이 된 이유

춘향이가 억지춘향이 된 이유

2019.12.03. 오전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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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에헤이~ 왜들 이러십니까?
국회에서 서로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났는데요.
“어거지로 우기지 마라”
여기서 어거지는 바른말일까요?

어거지는 억지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잘 안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을 뜻하는데요.
잘 쓰는 표현 중에 억지춘향이라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보고 들었던 춘향전에서 변 사또가 이렇게 말하죠.

“춘향이는 수청을 들라”
하지만 춘향이는 “싫소!”, 사또의 수청을 거부하고 절개를 지키기 위해 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억지춘향’은 바로 춘향전의 이 장면에서 유래됐는데요.
일을 순리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우겨서 겨우 이뤄졌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우기다 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우기다의 의미는 억지와 비슷합니다~
제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다.
그런데 우기다를 잘못 쓰는 경우가 있어요.

가방에 물건이 안 들어가서 억지로 넣을 때에는 ‘욱이다’, 배가 너무 고파서 한입 가득 밥을 먹을 때에는 ‘욱여넣다’, 그런데 ‘우기다’ 또는 ‘우겨넣다’로 막 섞어서 쓰는 거죠.
자~, ‘우기다’ 그리고 ‘욱이다’ 그리고 ‘욱여넣다’ 이 세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아시겠죠?

이른바 우기다 사태라고 하죠.
앞서 영상에서 보신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정감사 고성 논란과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송구하다며 대신 사과했습니다.
이에 야당 의원은 “멋지고 아름다운 광경”이라며 이례적으로 극찬했죠.

국정 감사가 중단되고, 국회 일정이 파행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야당이 오랜만에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는데요.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세찬 바람이 아니라 부드럽고 따스한 햇빛이었습니다.
독불장군처럼 내 주장만 우기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을 공감하고 부드럽게 협상해서 내 편을 만드는 게 정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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