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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걸작선] '남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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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11-09 15:47
이른바 냉전의 시대에는 좌파가 아니면 우파, 우파가 아니면 좌파라는 이분법이 익숙했습니다.

한국영화도, 1980년대까지는 무수히 많은 반공영화가 만들어졌고, 공산주의자들을 악마처럼 그리는 게 관행이었죠.

그런데 이런 관성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벗어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정지영 감독의 1990년작 '남부군'입니다.

지금, 만나보시죠.

북한군이 점령한 전주에서 조선중앙통신 기자로 일하던 이태는 연합군의 공세가 거세지자 빨치산에 합류합니다.

이태는 소대장에 임명되는데요.

우발적으로 벌어진 첫 전투.

이 와중에 그만 부상을 입고 맙니다.

그리고는 간호병 박민자를 만나는데요.

민자: 어디 다치셨어요? 정말 괜찮으세요?

이태는 민자의 극진한 간호로 부상에서 회복되는데요.

민자: 동무!
이태: 계속하시오. 아픔이 싹 가시는걸.

영화 속에서 민자는 좌와 우의 이념 대립을 뛰어 넘은 보편적인 인간애를 상징하는 인물인데요.

민자: 난 왜 양편으로 갈라섰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느 편이든 다쳐서 아파하는 사람이면 내가 필요한 걸요.

두 사람은 이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연정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사령부의 지시로 곧 헤어지고 말죠.

영화는 이들이 펼치는 다양한 전투 상황을 보여주는데요.

빨치산을 인간적인 주인공으로 다뤘다는 이유로 당시 군 당국이 촬영 협조를 해주지 않아, 제작진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종 무기 등의 소품을 직접 제작해야 했습니다.

4계절을 담기 위해 촬영 기간만 1년이 걸리고 엑스트라만 3만 명이 동원될 정도로, 영화 '남부군'은 규모 면에서도 대단히 공을 들였습니다.

비록 빨치산이 주인공이지만, 영화는 어느 한쪽의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최민수가 연기한 김영의 대사를 통해 민족상잔의 비극에 대한 객관적인 논평을 잊지 않습니다.

김영: 제가 입산한 것은 이 시대가 내게 좌든 우든 둘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했기 때문입니다. 진정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이 전쟁이 치러지는 것이라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이, 더구나 같은 핏줄끼리 서로 죽여야 하는 비인간적 상황이 인간적인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그런 모순은…

이태는 지리산을 무대로 활동한 빨치산 정예 부대 남부군에 합류하게 되지만, 국군은 대대적인 토벌 작전을 시작합니다.

토벌을 피하다 빨치산 동료들은 하나둘씩 목숨을 잃어가고,

매서운 추위와 굶주림은 점점 더 이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죠.

영화 '남부군'은 실제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신문 기자 출신 이태 씨의 실화 소설을 영화로 옮겼는데요.

냉전이 '무장공비'라는 표현으로 적대시했던 인물들에게 인간적인 시선을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혁명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 '남부군'이었습니다.

글/구성/출연: 최광희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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