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려서 생기는 재앙, ‘동티’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려서 생기는 재앙, ‘동티’

2018.09.10.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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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거의 다 왔다더니 왜 이렇게 늦었어요?
남편: 집 앞에 공사 중이라 삥 돌아서 왔다니까. 근데 거기 얼마 전에 공사하지 않았어?
아내: 거기 공사 잘못됐대요. 작년에 우리 아파트에 홍수 범람한 게 물길이 바뀌어서 그렇다네.
남편: 그러니깐, 무분별하게 개발하다가는 동티난다니까.

[정재환]
이렇게 건드려선 안 될 것을 건드리다가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우는 경우가 있죠.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이 생각나는데요?

[장민정]
아주 정확한 표현입니다. 이렇게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잘못 건드려서 생긴 걱정이나 불행을 가리켜 ‘동티’라고 하는데요. 혹시 이 단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정재환]
그럼요, 제가 어릴 때 ‘너 그러다 동티난다? 동티나려고 그러냐?’ 이런 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동티가 무슨 뜻이죠?

[장민정]
많이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땅이나 돌, 나무 따위를 잘못 건드리면 지신의 노여움을 사고, 결국에는 큰 재앙을 맞게 된다고 믿었는데요. 이 재앙이 바로 ‘동티’입니다. 동티는 한자어 동토(動土)가 변한 말로 동토는 ‘흙을 움직인다’는 뜻인데요. 흙을 잘못 다뤄서 발생하는 재앙이 동토, 곧 동티인 거죠.

[정재환]
그런데요, 요즘에 우리가 쓰는 동티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잘못 건드려서 생기는 ‘걱정’이나 ‘불행’을 뜻하지 않습니까?

[장민정]
네, 맞습니다. 동티라는 말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서 그 의미가 점차 넓어졌는데요. 최근에는 공연히 건드려 일이 잘못되거나, 불가항력적인 일이 일어나거나 비밀로 하는 일이 드러나 소문이 나는 것을 모두 통틀어 동티난다고 표현합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동티’입니다.

[장민정]
가만히 놔두면 좋았을 일을 쓸데없이 건드려서 잘못되는 경우를 뜻하는 말입니다. 건드려서는 안 될 땅을 파거나 돌을 치우거나, 나무를 베었을 때 지신의 노여움을 사 재앙을 받는다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장민정]
우리 조상들은요, 나무 하나를 벨 때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던 것 같습니다.

[정재환]
그렇게 소중히 여겼던 자연을 요즘은 너무 함부로 대하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마구잡이로 자연을 훼손하다가는 정말 동티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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