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으로 간 차사는 왜 소식이 없을까?

함흥으로 간 차사는 왜 소식이 없을까?

2018.06.11. 오후 1:5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아빠: 아들, 배고프다. 엄마 아직 안 왔어?
아들: 엄마 나간 지 한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아빠: 시장이 아니라 반찬 공장에 갔나 보다. 아빠 엄마한테 전화해봐.

“지금은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아들: 아빠,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아요.
아빠: 우리 이 여사, 장만 보러 갔다 하면 함흥차사네.

[정재환]
네, 이렇게 어딜 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거나 소식이 없을 때 함흥차사라고 하는데요. 함흥차사!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이죠?

[장민정]
‘함흥’은 태조 이성계의 고향으로 함경도에 위치한 지역 이름입니다. 또 ‘차사’는 임금이 내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벼슬아치를 가리키는 말인데요. 결국 함흥차사는 함흥에 가는 차사란 뜻입니다.

[정재환]
그러면 함흥차사는 태조와 관계가 있는 말인가요?

[장민정]
네. 태조 이성계는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를 차지한 아들 태종 이방원의 행태에 분노해서 궁을 떠나 함흥에 머무릅니다. 태종은 왕위 계승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고 아버지가 있는 함흥으로 차사를 보내 궁으로 돌아오라고 설득하는데요. 함흥으로 차사를 보내기만 하면 어찌 된 일인지 다시 돌아오질 않았다고 합니다.

[정재환]
아니, 왜죠? 무슨 일이 생겼나요?

[장민정]
태종이 보낸 차사를 태조 이성계가 오는 족족 죽이거나 잡아 가두고, 돌려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함흥에만 가면 차사들이 감감무소식이었던 것에 빗대서 이후 심부름을 가서 오지 아니 않거나, 늦게 오는 경우를 가리켜 ‘함흥차사’라고 했습니다.

[정재환]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함흥차사입니다.

[장민정]
심부름꾼이 가서 소식이 없거나 늦게 오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태종 이방원이 아버지 태조 이성계의 환궁을 설득하기 위해 함흥으로 보낸 차사들이 돌아오지 않아 소식이 없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심부름을 시켜 보낸 사람이 감감무소식이면 참 얼마나 답답할까요?

[장민정]
그러게 말이에요. 요즘에는 휴대전화도 다 갖고 있잖아요. 왜 늦는지 이유라도 알려주면 좀 덜 답답하겠죠?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