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정승의 머피의 법칙, ‘달걀에도 뼈가 있다’

황희 정승의 머피의 법칙, ‘달걀에도 뼈가 있다’

2018.04.23. 오전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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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달걀에도 뼈가 있다‘는 우리말 속담. 사람들은 이 속담의 뜻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인터뷰1: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는데요.
인터뷰2: 난 못 들어봤는데.
인터뷰3: 겉으론 부드럽게 보이는 사람도 조심해야 된다는 얘기.
인터뷰4: 운이 안 좋은 사람한테 계속 안 좋은 일이 생긴다?

[정재환]
우리 고유의 속담인데, 왜 그 뜻조차 쉽게 유추할 수 없게 된 걸까요.

[장민정]
’달걀에도 뼈가 있다‘, 정확히 무슨 뜻이죠?

[정재환]
네, 일이 잘 안되던 사람이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으나 그 일마저 잘 안될 때 주로 쓰는 표현입니다.

[장민정]
그런데 달걀에 뼈가 있는 것과 일이 잘 안 되는 것. 이게 무슨 관계가 있죠?

[정재환]
네, 이 말은요. 황희 정승과 관련이 깊은데요. 황희는 무려 18년 동안 영의정에 재임했는데도 아주 가난했습니다. 하나뿐인 관복은 늘 빨아 입었고, 장마철이면 집에 늘 비가 샜다고 합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세종이 하루는 이런 명을 내립니다.

[장민정]
“오늘 하루 남대문에 들어오는 모든 물건을 황희 정승에게 주도록 하라.“

[정재환]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하필 그날 폭풍우가 쏟아져 들어온 물건이 달랑 달걀 한 꾸러미였던 겁니다. 그런데요. 이 달걀이 모두 곯아 한 알도 먹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장민정]
그런데 황희가 달걀을 먹지 못한 이유는 달걀이 곯아서잖아요. 이 말이 어쩌다가 ’달걀에 뼈가 있다‘로 변한 걸까요?

[정재환]
이 속담을 사자성어로 하면 ’계란유골(鷄卵有骨)‘입니다. 당시 '곯다'를 한자로 적을 길이 없어 한자에서 비슷한 음인 '골(骨)' 자로 적었는데 이 속담의 유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골(骨)' 자를 한자의 뜻 그대로 '뼈'로 해석을 하면서 '달걀에도 뼈가 있다'라는 말로 둔갑하게 된 겁니다.

[장민정]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달걀에도 뼈가 있다‘입니다.

[정재환]
늘 일이 잘 안 되던 사람이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지만 그 일마저 역시 잘 안 되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황희 정승이 선물 받은 달걀 이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오늘 소개해 드린 달걀에도 뼈가 있다. 이 속담, 좀 어려운 표현입니다.

[장민정]
그래도 억세게 운이 없을 때, 정말 재수가 없을 때 이 속담을 쓰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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