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극진한 대접, ‘칙사 대접’

세상에서 가장 극진한 대접, ‘칙사 대접’

2018.03.26. 오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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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1725년, 조선 왕실에서 청나라 사신인 ‘칙사’를 대접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황제의 명령서를 갖고 오는 사신은 아주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장민정]
중국의 사신을 왜 칙사라고 부르는 거죠?

[정재환]
네, 이 ‘칙(勅)’은요. 황제가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에게 내리는 명령을 담은 문서를 말합니다. 보통 칙서(勅書)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 칙서를 가지고 오는 사신이란 뜻으로 ‘칙사(勅使)’라고 불렀습니다.

[장민정]
아하, 칙사는 황제의 대리인 자격으로 온 사람이잖아요. 마치 왕 같은 대접을 받았겠는데요?

[정재환]
네, 맞습니다. 그래서 황제의 명령서를 들고 온 칙사에게 베푸는 것처럼 아주 극진하고 융숭한 대접을 가리켜 칙사 대접이라고 합니다.

[장민정]
아하! 그래서 지금도 어디 가서 좋은 대접을 받거나, 기대 이상의 대접을 받으면 ‘칙사 대접을 받았다‘라고 하는 거군요?

[정재환]
맞습니다. 칙사 대접은요. 조선 궁궐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행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행사였는데요. 일단 임금이 직접 나가서 칙사를 맞이하고요. 칙사가 머무는 일정 내내 연회를 베풀고, 심지어 한강에 유람선을 띄워서 접대를 하기도 했답니다.

[장민정]
와... 칙사 대접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겠는데요?

[정재환]
맞습니다. 칙사 대접을 위해 쓰는 비용이요. 국가 재정의 근간을 흔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백성들도 칙사가 오는 걸 반갑지 않게 여겼다고 해요. 최근에는 부담스럽고 불균형적으로 외국 특사를 환영하는 상황을 비꼴 때도 ‘칙사 대접’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장민정]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칙사 대접’입니다.

[정재환]
더 이상 잘할 수 없는 세상 최고의 대접이란 뜻입니다. 조선 왕실에서 중국의 사신인 칙사를 아주 극진하고 융숭하게 대접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장민정]
칙사 대접이 겉으로는 화려하고 성대해 보였는데... 자세히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군요.

[정재환]
네, 강대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시기에 등장한 말이라 좀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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