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과 2,300km…감염 피해 속출

우한과 2,300km…감염 피해 속출

2020.02.15. 오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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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된 손녀를 돌보고 있는 슈앙홍 씨.

집안에서만 지낸 지 벌써 보름째입니다.

매일 집안을 소독하는 건 기본, 먹을거리는 딸 내외가 사다 놓은 식료품 몇 가지가 전부입니다.

[슈앙 홍 / 하얼빈 시민 : 문도 열지 않고, 건물 밖으로 나가지도 않습니다. 딸한테도 집으로 오지 말라고 했어요. 저와 손주만 집에서 머뭅니다. 딸은 시댁에 가 있고요.]

이곳 하얼빈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시와 2천 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초기엔 이런 이유로 주민들의 경각심이 적고 정부 방침에도 비협조적이었는데요.

그 결과, 인근 지역에 비해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고 이후 감염 예방 조치가 엄격해졌습니다.

채소나 과일 따위의 식료품을 파는 하얼빈의 한 시장골목입니다.

여기 보시면 영업을 중지한다는 표시를 두고 모든 상점이 다 문을 닫았고요.

이쪽을 보시면, 거주지로 들어가는 입구는 차량통제가 엄격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도 한 개의 문만 개방해서 통행증을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집에서만 생활하니, 배달 물량만 늘었습니다.

[택배 기사 : (이렇게 배달하시려면 불편하시겠어요.) 지금 전염병이 도는 상황에서는 이럴 수 밖에요.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러 나온 택시기사는 마스크와 소독제로 중무장했습니다.

손님이 내리고 탈 때는 물론, 수시로 실내 곳곳을 소독하는데요.

그런데도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습니다.

[웨이 펑 / 택시기사 : 조금도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일을 안 하면 어떻게 합니까. 방법이 없죠.]

도시 곳곳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얼어붙었습니다.

하얼빈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심정호 씨도 수강생들을 못 본 지 오래.

다시 도장을 열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심정호 / 한인 동포 :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계속 걱정스러워요. 매일 언제까지 이렇게 기다려야 하나, 이런 부분도 걱정스럽고요.]

남아 있는 교민들과 서로 의지하며 잘 버티고 있다는 심정호 씨.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고국에 안부의 인사를 남겼습니다.

[심정호 / 한인 동포 : 중국에서 사정상 (한국으로) 못 가는 동포분들이 많지만, 서로서로 연락하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많이 걱정하고 계시는 걸로 아는데, 한국분들도 이런 어려운 상황을 잘 대처하셔서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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