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아마존 아이들 품은 한인 부부

소외된 아마존 아이들 품은 한인 부부

2020.01.04. 오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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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산소 생산의 20%를 담당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하지만 요즘엔 마약 밀매, 인신매매 등 각종 범죄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한국인 부부가 있는데요. 바로 확인해보시죠.

[기자]
남미를 가로지르는, 총 길이 6,400km에 달하는 아마존 강.

수상 가옥들이 있는 이곳은 '삼국 국경지대'입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 페루가 맞닿아 있지만 각 나라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아서 치안이 불안하고 각종 사회문제가 늘어나고 있죠.

그런데, 매일 이곳에 작은 배를 타고 들어오는 한국인 부부가 있습니다.

아마존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 하나로 두 자녀와 지구 반대편으로 온 지 벌써 10년 가까이 됩니다.

[홍성진 / 아마존으로 건너온 한인 : 가난이 있고 질병이 있고 가정이 깨어지고 내일의 소망이 없고 정말 모든 것에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이 아마존 사람들을 저희가 대하게 됐을 때 '아 이곳에서도 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겠구나….']

인구 천 명이 안되는 산타로사 섬.

이 작은 섬은 가난한 원주민들이 빈민촌을 이루며 살던 곳입니다.

곳곳에 유흥가가 생기면서 마약 밀매 등의 범죄가 생겼고, 아이들은 그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됐는데요.

결국 부부는,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을 열었습니다.

[김혜숙 / 공부방 공동 운영자 : 글을 읽지 못하는 친구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친구들을 많이 접했고 아이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저희가 해줄 수 있는 큰 것이라 생각했어요.]

음악과 미술은 물론 알파벳과 덧셈·뺄셈 등 기초교육까지.

부모의 무관심 속에 방치됐던 아이들은 이제 배움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켄 올리버 / 공부방 학생 : 세상에서 처음 본 피아노에요 이런 걸 배울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프렌시 스테파니 / 공부방 학생 : 수업을 통해 정보 같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고 너무 재밌었어요.]

페루 산타로사 섬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는 콜롬비아의 레티시아 마을.

역시 빈민촌 중 하나입니다.

부부가 기숙사를 운영하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곳이죠.

범죄 조직에 몸담았던 청소년부터 길거리를 방황하던 미혼모까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아픔을 겪은 아이들은 이곳에서 함께 부대끼며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베드로 루이스 / 공부방 학생 : 여기 오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 분명히 좋지 않은 친구들과 함께 길거리를 헤매며 나쁜 짓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기숙사 생활이 점점 더 좋아지는 이유는 선생님들과 함께 지내면서 제 삶 가운데 안전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솔 / 공부방 학생 : 저는 두 살 된 제 딸과 함께 이곳에서 생활 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저는 경찰이 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의사가 되고 싶기도 하구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죠.]

지구 반대편, 아마존에서의 9년.

많은 고난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아이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못해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부부의 유일한 바람은 아이들에게 '가치 있는 삶'을 가르쳐 주는 것.

그것이 아마존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이라 믿고 있습니다.

[홍성진 / 공부방 공동 운영자 : 그들의 삶이 헛되지 않고 꿈을 가지고 살아갈 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나눠주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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