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한국이야기] 해금 연주하는 터키인, 탐 제브뎃

[나만 아는 한국이야기] 해금 연주하는 터키인, 탐 제브뎃

2019.01.13. 오후 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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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금을 울리는 해금 선율

그런데 연주자가… 외국인?

5년째 해금 연주해온 터키인, 탐 제브뎃

그가 해금을 연주하는 이유는?

[탐 제브뎃 / 해금 연주가 : 안녕하세요. 저는 해금 연주자 탐 제브뎃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1. "전자공학 배우러 왔어요!" 한국에 온 터키 고등학생

[탐 제브뎃 / 해금 연주가 : 저는 한국에 온 이유가 원래 음악을 위해서는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끝날 때 가족한테 제가 엔지니어 쪽을 공부하고 싶은데, 터키에서는 엔지니어가 (공부하기에) 별로 좋지 않다. 저는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엔지니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하면서. 맨 처음에 부모님이 많이 반대했지만, 한국도 어느 정도 아시다시피 전자 쪽이 잘 돼 있잖아요. 또 작은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하셔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요. (그것도) 온 이유 중 일부였죠. (작은할아버지께서) 한국 사람들이 마음이 따뜻하다고. 가면 무조건 너를 챙겨줄 거란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게 좋았어요.]

2. 외로움 속에 피어난 한국 전통 음악을 향한 열정

[탐 제브뎃 / 해금 연주가 : (어릴 때) 음악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는데 가족은 아예 음악을 전공으로 공부하는 걸 반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때 꿈이 있었는데 못 배우고. (한국 와서) 언어교육원을 다니게 됐을 때 지하 1층에 피아노가 1대 있었거든요. 온 지 얼마 안 돼서 너무 외롭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수업 끝나자마자 지하 1층 가서 피아노를 좀 만지다가 그때 딱 느꼈어요. '난 진짜 음악 하고 싶은데. 외국까지 왔는데… 음악을 하고 싶다.' 1주, 2주 고민하다가 또 한국까지 왔는데 유럽음악을 왜 공부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큰 기회잖아요. 이런 공부를 할 기회가 많이 없으니까. 한국음악을 공부하면 아시아 음악도 어느 정도 배울 수 있고.]

3. 음색에 반한 해금 제 마음 가장 잘 아는 친구죠

[탐 제브뎃 / 해금 연주가 : (언어교육원) 수업 끝나고 어느 날 집에 가는 길에 해금을 연주하는 분을 제가 봤거든요. 그때 해금 음색에, 악기에 반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대학교에서 저는) 외국인이고 이 악기를 전공하시는 분들이 고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같이 자라온 분들이라서 (무리) 안에 들어가기가 엄청 어려웠거든요. 저를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대화를 엄청 열심히 걸고 이야기를 많이 해도 수업을 들을 때, 이쪽 비어있고 이쪽 비어있고. 자리는 다 가득 차있었거든요? 그런데 제 옆에는 사람 없고. 저를 무서워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되게.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외로웠습니다. 학교에서. 말로 표현 못 해서 답답한 (이런) 감정을 이 악기를 조금 연주하면 바로바로 나와요. 그래서 매우 좋습니다.]

4. 해금 연주하며 생긴 꿈 '터키 악보로 한국 음악 살리기'

[탐 제브뎃 / 해금 연주가 : 목표가 뭐냐 하면 저는 한국까지 왔잖아요. 터키 음악 색깔. 터키 문화랑 한국 음악 색깔과 한국 문화를 결합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옛날 국악을 들으면 완벽한 소리가 아니에요. 조금 높거나 낮거나. 그 사이사이 음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 사이의 음들이 한국에서 외국 악보를 쓰다 보니 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음 표현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터키 사람들이 그걸 외국 악보로 표현할 수 있게 표시를 만들었거든요. 그 표시들을 제가 많이 비교하고 계산하면서 한국 음악도 옛날 음색이 다시 살아날 수 있게 목표를 하고 있습니다.]

5. 왜 전통에 매달리느냐고요? 과거를 모르면 미래가 안 보여요

[탐 제브뎃 / 해금 연주가 : 제가 말하고 싶은 게 한국 사람들이 자기 전통음악과 전통문화에 집중을 좀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버스킹(거리 공연)을 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제 악기가 무슨 악기인지 모를 정도로 모르고 있거든요. 그 부분이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터키 첫 번째 대통령이 한 멋진 말이 있거든요. 사람이 자기 과거를 모르면 미래가 잘 안 보인다고요. 한국은 제 두 번째 나라잖아요. 그래서 제 두 번째 나라의 미래가 밝으면 좋겠어요. 미래가 밝으려면 자기 역사를 잘 알아야 하고, 자기 문화를 잘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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