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띄우는 편지] 미국 김연 씨

[고국에 띄우는 편지] 미국 김연 씨

2018.07.07. 오후 7: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영숙아, 참으로 오랜만에 불러보는 너의 이름이구나.

지금 같은 세상이면, 세계 어느 곳에 살아도 통화하며 안부 물으면서 이렇듯 연락이 끊기지 않았을 텐데….

어쩌다 보니 이제야 너를 찾게 됐다.

보고 싶은 내 친구 영숙아, 너는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궁금하구나.

나는 키가 작아서 항상 맨 앞에 앉았고 너는 키가 커서 맨 뒤에 앉았었지.

언뜻 보기엔 거꾸리와 장다리처럼 우린 참 어울리지 않은 친구였지만, 우린 참 친했었더구나.

얼마 전 찾은 너의 사진 뒷면에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영숙이와'라고 내가 써놨었네.

보고 싶다, 영숙아.

웃음 많고 꿈 많았던 군산에서의 10대 소녀 시절 한순간을 같이 했던 우리가 이제는 60을 바라보는 인생의 후반기에 서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날을 회상하며 아쉬운 웃음 짓는구나.

영숙아, 너는 어떤 모습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니? 예쁜 손주들을 둔 할머니가 되어 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열심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까?

우리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건강 하자꾸나. 그리고 언젠가 꼭 다시 만나 소중했던 추억을 함께 나누자.

그때까지 건강하게 안녕 나의 친구야.

미국 텍사스에서 연이가 영숙이에게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