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띄우는 편지] 러시아 다리야 씨

[한국에 띄우는 편지] 러시아 다리야 씨

2017.12.10. 오전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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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안녕.

잘 지내고 있지?

나는 너 없이 잘 못 지내.

빨리 상트페테르부르크 들어오면 안 돼? 안 돼도 그냥 빨리 와.

널 기다리고 있으니까.

나는 영사관에 취직했어.

곧 첫 출근이라 너무 설레고 걱정도 돼.

그런데 네 덕분에 내 한국어 실력이 조금 늘었으니까 괜찮겠지?

나는 '한국어를 왜 배우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했어.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내 꿈에 대해 고민했어.

나는 한국에서 공부도 하고 일을 하며 살고 싶거든. 번역이나 통역도 재밌을 것 같아.

처음에 한국 갔었을 때 마치 꿈 위를 걷는 것 같았어. 내가 아시아 중에 처음으로 가 본 나라였거든. 내겐 다 새로웠어.

그 일주일이 내겐 너무 행복했어. 그래서 지금까지 힘들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 같아.

내가 처음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너 같은 한국인 친구를 만나는 게 내 꿈이었어.

내 사진첩 절반 이상이 너랑 지금 찍은 사진들이야. 그만큼 네가 내게 소중한 친구라는 거야.

내가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는 이유이기도 해.

알고 있었지?

너는 앞으로 한국에서 어떤 계획이 있어? 그건 걱정 안 해. 왜냐하면, 너는 여기에서도 다 잘했으니까 거기에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우리 서로 잘 알잖아.

우리 서로 힘든 시간이 많았다는 것.

너에게도 나에게도. 하지만 우리가 잘 견뎌서 난 너무 기뻐. 앞으로도 그런 슬프고 화나는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이겨낼 수 있을 거야.

Удачи нам! 우리 둘 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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