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 띄우는 편지] 칠레 동포 이선

[고국에 띄우는 편지] 칠레 동포 이선

2017.11.18. 오전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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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부모님께….

한국에서 결혼준비로 분주했던 게 마치 엊그제 같은데, 제가 결혼을 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됐어요.

다시 혼자 돌아온 이곳에서의 일상은 예전과 너무 똑같아서 한국에서의 시간이 마치 달콤한 꿈처럼 느껴지네요.

(외국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제가 외롭다는 사실보다 저를 필요로 하시는 부모님 곁에 있어 드릴 수 없다는 데서 오는 죄책감인 것 같아요.

산티아고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행복한 가족들을 볼 때마다 혼자 남겨져 계실 우리 부모님, 특히 우리 엄마를 생각하면 한없이 슬퍼집니다.

하지만 부모님 곁에 든든한 오빠, 새언니, 그리고 귀여운 조카들이 있어서 한결 마음이 놓여요.

(이곳 산티아고는 지진이 많은 것과 비행기로만 30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라는 것만 빼고는 아주 좋은 곳이에요.)

(또) 제 특유의 씩씩함으로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있고,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엄마는 항상 너만 행복하면 된다고 하시는데요, 부모님들께서 행복하셔야 비로소 제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니 제 걱정은 마시고 늘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산티아고에서 자랑스러운 딸 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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