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홀러, 유학생 등 임시 비자 소지자들

호주 워홀러, 유학생 등 임시 비자 소지자들

2020.04.18. 오후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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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악화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동제한과 봉쇄령 등으로 경제가 마비되면서 워킹홀리데이나 학생 비자 등 임시 비자로 해외 취업 중인 젊은이들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워홀의 성지'로 불리던 호주에서 이제는 쫓겨나는 신세가 된 임시 비자 소지 청년들을 윤영철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 단위의 봉쇄령과 함께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호주.

문을 닫는 가게 등이 속출하면서 갑자기 아르바이트나 일자리를 잃은 유학생과 워홀러 등이 속출했습니다.

[박상우 / 유학생 : 빅토리아 주 전체에서 포장만 가능하게 법을 개정했어요. 그래서 식당에 들어가서 밥 먹는 건 힘들어졌고요. (저를 포함해) 서빙 쪽 종사하시는 분들이 타격을 많이 입었죠. 돈도 못 버는 상태라서 비상 자금 모아둔 걸로 생활하고 있는데 언제 동날지 몰라서 조금 힘들어요.]

[임예지 /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 : (일자리 못 구해서) 계속 놀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이거든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왔기 때문에 1년을 두고 봤을 때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회복이 1년 안에 금방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방준혁 / 유학생 : 제가 요리하고 있는데 음식점이 거의 문을 닫는 상황이라 지금은 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홀러) 친구들은 일을 구할 수 없어서 일단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것도 난감한데 호주 모리슨 총리까지 나서 임시 비자 소지자들은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하면서 충격은 더 커졌습니다.

[정혜선 / 멜버른 이주노동자센터 연구원 : 모든 노동자를 다 책임지지 못하니 부담을 줄이겠다는 맥락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 같고요. 단기 비자를 가지고 와서 일하면서 세금 내고 호주 국민과 똑같은 의무를 지니고 있으면서 코로나19처럼 문제 상황 발생 시 복지 혜택으로부터는 완벽하게 소외되는 계층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혼자 감당해내야 하는 차별의 시선도 전염병만큼이나 무섭습니다.

[임예지 /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 : 가까운 마트에서 영수증을 저한테 던진다거나 가벼운 정도의 차별을 당해봤는데 주변 지인들이 (인종차별) 당하는 이야기를 듣고 뉴스를 접하다 보니까 무서워진 건 사실이죠. 제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홀로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한인사회가 나눔에 나섰습니다.

[백준호 / 목사 :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반찬을 준비해서 친구들 (모두)에게 직접 대면하지는 않고 가정에 배달해주고 있습니다.]

해외 취업과 배움을 꿈꾸며 오랜 시간 준비해 떠났기에 돌아오기도, 남기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젊은이들의 고민과 생활고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YTN 월드 윤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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