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세계로 가다] 도쿄의 한복 디자이너, 이향순 씨

[청춘 세계로 가다] 도쿄의 한복 디자이너, 이향순 씨

2018.03.04. 오전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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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한복을 몸에 대고 요리조리 거울을 봅니다.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디자인에 눈을 떼지 못하는데요.

일본 소녀가 한복을 맞추고 있는 이곳은 한국이 아닌 일본 도쿄!

[쯔무라 마나미 / 손님, 딸 : 다양한 치마저고리를 골라 입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너무 귀여워서 감동하고 있어요.]

[쯔무라 유리 / 손님, 어머니 : 딸이 성인식에 치마저고리를 입고 가고 싶다고 해서 한국까지 가서 만들기도 했어요. 주변 사람들은 다 후리소데(기모노의 일종)를 입었는데 우리 딸만 치마저고리를 입고 있으니까 눈에 띄잖아요.]

기모노의 나라 일본에서 한복을 디자인해 판매하는 사람은 이향순 디자이너입니다.

1993년 이곳으로 건너와 학업과 일, 결혼과 육아의 세월을 거쳐 자신의 한복 스튜디오를 냈습니다.

[이향순 / 한복 디자이너 : 옛날식으로 (한복을) 만드는 게 저한텐 재미가 없더라고요. 여러 가지 만들고 싶었는데, 제가 배운 것으로는 응용이 힘들었거든요. 일본에 와서 이렇게 한복을, 의상을 배우고 하다 보니까, 그때 (디자인) 패턴을 많이 공부했기 때문에 지금 이게 가능한 것 같아요.]

이 씨의 한복집 이름은 오모이데 스튜디오입니다.

추억이라는 뜻입니다.

이름처럼 이곳은 단순히 한복만 지어 파는 곳이 아닙니다.

사진을 전공한 남편이 한복을 입은 손님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주는데요.

사람들은 졸업식, 성인식 등 중요한 날 이곳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유하며 추억으로 남깁니다.

이 씨는 한복을 매개로 한국 문화를 한층 깊이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일본 정부는 한일 수교 50년을 맞아 우표를 발행했습니다.

이 씨는 이 우표 속 한복 디자인을 자문해주기도 했습니다.

[이향순 / 한복 디자이너 : 이게 테마가 50주년이기 때문에 일본 중년 부인을 테마로 해서 만든 거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너무 노숙해 보이지도 않으면서 중후한 한국의 여성의 미를, 그 공손한 미를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최근엔 일본인이 참가해 한국어 실력을 겨루는 '전일본 한국어스피치대회'에서 작은 한복 패션쇼를 열기도 했습니다.

한복을 통해 한일 관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향순 디자이너!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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