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세계로 가다] 묵묵한 담금질로 이룬 최초 발레리나

[청춘 세계로 가다] 묵묵한 담금질로 이룬 최초 발레리나

2017.04.23. 오전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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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유럽 핀란드의 발레 사랑은 남다르죠.

1년 내내 다채로운 발레 작품을 볼 수 있는 국립 오페라 극장이 있는데요.

이 국립 극단에 동양인 최초로 입단한 한국인 무용수가 있습니다.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로서 작품마다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하은지 씨를 신소영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푸른 달빛 아래 펼쳐지는 환상적인 백조의 춤.

오데트 공주가 사랑에 빠진 감정을 우아한 몸짓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왕자를 사로잡는 것은 요염하게 등장한 흑조, 오딜.

발레리나의 상반된 매력을 섬세하게 보여줘야 하는 백조의 호수다.

[야꼬 후이딸라 / 관객 : 오늘 발레리나의 춤이 완벽했어요. 정말 좋았고 아주 즐거웠어요.]

[요나스 룬다비스트 / 관객 : 정말 뛰어나요. 발놀림이 좋고 점프도 멋졌어요. 음악과의 조화도 훌륭했어요.]

백조를 연기한 주인공은 핀란드 국립발레단 발레리나 하은지 씨다.

국립발레단 제1호 한국인 단원에서 주역 발레리나에, 종신 단원까지, 은지 씨는 벌써 10년째 이곳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 왔다.

[미카엘 크르츠마르 / 핀란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 무대에서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게 강점이에요. 아주 환상적인 발레리나이고 멋진 사람이자 무용수예요.]

장신 발레리나가 즐비한 핀란드에서 163cm의 작은 키로 주인공을 꿰차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타고난 재능만으로 얻어낸 성과라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은지 씨를 만든 것은 꾸준함, 묵묵한 담금질에 있었다.

[하은지 / 핀란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 (최고가 되기 위해서) 특별히 노력한 건 없지만, 매일매일 노력 똑같이 하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근데 그걸 계속 했어요. 쉬지 않고. 부상을 당하든, 기쁜 일이 있든, 슬픈 일이 있든….]

은지 씨는 즐기는 사람은 천재라도 이기지 못한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언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이 들 때까지 온종일 연습뿐인 일상이 지루할 법도 한데, 주변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연습을 즐긴다.

[하은지 / 핀란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그래도 정말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거 같아요.]

[케네스 그레브 / 핀란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은지 씨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연습벌레입니다. 물론 신체적 재능도 뛰어나고 항상 즐겁게 춤추는데 이것이 그녀를 뛰어난 무용수로 만들어줍니다. 매우 영리하게 일을 하죠.]

내딛는 걸음마다 역사가 되는 핀란드 최고 발레리나 하은지 씨.

매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하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

[하은지 / 핀란드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 앞으로의 계획은 특별하게 정해진 것은 없고요. 지금 있는 순간, 순간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항상 꾸준하게 노력하는 그런 무용수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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