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연 '제2의 농구 인생'

호주에서 연 '제2의 농구 인생'

2016.03.12. 오후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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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호주의 한인 아마추어 농구팀이 연이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20여 년 전, 한국에서 프로농구 선수로 활약하던 강성필 씨인데요.

은퇴를 준비할 나이에, 호주에서 '제2의 농구 인생'을 연 강성필 감독을 윤영철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기자]
주말 아침, 늦잠도 반납하고 농구장을 찾은 동포 학생들.

몸풀기가 끝나면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이 시작됩니다.

공을 주고받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가면서 농구 실력과 팀워크를 키웁니다.

[신승훈 / KBC 농구팀 선수 : 제가 말도 잘못하고 낯도 많이 가리고 그런 편이었는데 농구를 하면서 많이 자신감도 생기고 리더십도 생기고 많이 좋아졌어요. 성격적으로….]

한인 농구팀을 이끄는 사람은 1980년대 허재, 한기범 선수 등과 함께 기아 프로 농구팀에서 활약하던 강성필 씨.

5년간의 선수 생활을 끝내고 가족들과 호주로 이민 온 그는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8년 전 동포 학생들을 위한 농구 교실을 열었습니다.

[강성필 / KBC 농구팀 감독 : (한국을) 늘 그리워하다가 어느 정도 생활에 안정을 찾고, 아이들에게 이런 것을 전해주고 싶다 해서 시작하게 된 게 저에게는 호주 생활의 에너지를 다시 찾은 것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동포 학생들에게 농구는 호주 친구를 사귀고, 현지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됐습니다.

처음 4명의 선수로 시작한 한인 농구팀은 이제 6개 팀으로 늘어나 100여 명의 선수가 경기를 뛰고 있습니다.

[염미셸 / KBC 농구팀 학부모 : (아이가) 이렇게 자라면서 10대 문제도 하나도 없어지고, 공부도 열심히 잘하고 이래저래 다 좋은 것 같아요.]

특히 16세부터 18세 청소년 팀은 50개 농구팀이 속해있는 패러매타 지역 리그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브루스 케이어스 / 패러매타 지역 리그 심판 : 한인 농구팀은 아주 경쟁력 있는 팀입니다. 지난 시즌 선수들이 매우 강하고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어요.]

올해 나이 쉰, 강 감독은 후배 양성뿐 아니라 성인팀 내 '최 노장 선수'로도 뛰고 있습니다.

몸은 고단하지만 새롭게 시작한 '제2의 농구 인생'은 현역 선수 시절 느껴보지 못한 또 다른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강성필 / KBC 농구팀 감독 : 내가 가르친 선수들과 같이 게임을 뛸 수가 있어서 제가 아주 행복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기초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가 외국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YTN 월드 윤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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