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세계로 가다] 뉴질랜드에서 찾은 제2의 전성기…축구 선수 김대욱

[청춘, 세계로 가다] 뉴질랜드에서 찾은 제2의 전성기…축구 선수 김대욱

2016.02.20. 오후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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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되라'는 속담이 있죠.

뉴질랜드 클럽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축구선수 김대욱 씨가 바로 이 속담을 실천한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요.

축구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뉴질랜드에 간 뒤 오히려 세계 명문 팀들과의 경기에 출전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합니다.

이준섭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푸른 잔디가 깔린 오클랜드의 한 축구 경기장.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시합이 시작됐다.

서로의 골대를 노린 날 선 공방전이 이어지는데,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운동장을 누비는, 한 동양인 선수가 눈에 띈다.

뉴질랜드 축구 리그의 유일한 한국인 선수, 김대욱 씨다.

[김대욱 / 축구 선수 : 축구선수를 향해서 힘든 일도 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축구를 할 수밖에 없었고 꿈이 하나였기 때문에 힘들어도 그냥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뉴질랜드에서 럭비나 크리켓에 밀려서 축구가 인기 없는 스포츠로 통한다.

하지만 대욱 씨가 활동하는 오클랜드 시티 팀만큼은 뉴질랜드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년 전 세계 축구 클럽이 모인 클럽 월드컵에서 내로라하는 명문 팀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메시나 호날두처럼 세계적인 선수들이 실력을 겨뤘던 그 현장에 대욱 씨도 있었다.

[아스미르 뮤직 / 오클랜드 시티 FC 팬 : 매 순간 공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파이팅이 좋은 선수입니다. 그래서 저는 김대욱을 정말 좋아해요.]

[라몬 트리블레테우스 / 오클랜드 시티 FC 감독 : 김대욱의 가장 큰 장점은 포지션이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각 다른 포지션들을 모두 잘 소화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 프로 생활도 했던 선수가 단독 리그도 없는 뉴질랜드행이라니, 처음 소식을 듣고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

대욱 씨의 이런 결정에는 유년 시절을 오클랜드에서 보낸 아내의 영향이 컸다.

[김대욱 / 오클랜드 시티 FC 선수 : (아내가) 조언들을 저한테 해줬을 때 제가 수긍할 수 있을만한 조언들이었기 때문에 이곳(뉴질랜드)을 선택했고 그러던 중에 오클랜드라는 어떤 클럽 월드컵을 나가는 큰 대회 나가는 큰 팀을 알게 됐고...]

[김민경 / 김대욱 씨 아내 : 한국은 숙소 생활해서 자주 못 봤거든요. 근데 이제는 같이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어서 그게 너무 좋고 이제 육아에도 많이 도움이 되고 아이들도 아빠랑 자주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이제 팀에서 없으면 안 될 주전 선수이자 멀티 플레이어로 통하는 대욱 씨.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에는 오세아니아 리그 대표로 출전했는데 한국인 선수는 전체 참가팀에 단 두 명뿐이었다.

이렇게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대욱 씨에게 운동장은 아직도 정글 같다.

시합을 뛸 때마다 여전히 부족한 자신이 보인다.

대욱 씨가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독한 담금질을 이어가는 이유다.

[김대욱 / 오클랜드 시티 FC 선수 : 여기서 충분히 잘하고 있다면 다른 나라라든지 다른 리그에서도 뛸 수 있다 생각하고 또 제가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체력이 허락하는 한 현역 선수로 남고 싶다는 김대욱 씨.

축구 불모지에서 유일한 한국 선수로 활약하는 그의 꿈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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