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부른 '이 시대 약자의 노래'

춤으로 부른 '이 시대 약자의 노래'

2016.02.13. 오후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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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 예술의 본고장 독일에 우리나라 창작 무용단이 초대됐습니다.

무용수들은 삶의 터전을 잃은 시리아 난민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처럼 전 세계를 울린 아픔과 고통을 춤으로 표현했는데요.

몸짓으로 전달한 위로의 메시지가 독일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을까요?

김운경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검은 인형을 등에 업은 무용수가 느린 동작으로 춤을 춥니다.

지난해 9월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를 추모하는 겁니다.

뱃사람들이 부르던 '세노야'에 맞춰 절규하는 무용수.

전 세계를 울린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춤입니다.

한국 무용수들이 몸짓으로 전하고자 한 이야기를 독일 관객들은 얼마나 이해했을까.

[아델레 바이리히 / 관객 : 우리 몸도 자신만의 언어가 있습니다. 오늘 젊은 무용수들이 큰 고통과 재난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세계적인 오페라의 거장 아임 프라이어의 초청으로 열린 한국 창작 무용단의 공연입니다.

'기억의 파편, 이 시대 약자들의 노래'를 주제로 사회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붙여 안무를 완성했습니다.

[이혜경 / 이혜경&이즈음 무용단장 : 무언가를 갖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과 집착으로 인한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그들을 위로해보자는 취지에서….]

특히 무대가 아닌 박물관에서 무용 공연이 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무대를 벗어난 공연은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 '실험 무용'이라고 평가됐습니다.

[올라프 뮈케인 / 니벨룽엔 박물관장 : 무용수들이 서로 호흡을 잘 맞춰 춤을 출 뿐만 아니라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사용하는 데도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요한 안탈 / 관객 :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게 아니라 고풍스러운 박물관에서 하니까 현대 예술이 옛 건물과 서로 어우러져 특히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보름스 공연에 앞서 베를린에서 열린 두 번의 공연도 대성황을 이루며 독일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약한 사람들의 아픔을 몸의 언어로 위로하는 '기억의 파편' 공연은 다음 달 남미 관객들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독일 보름스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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