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다큐] "몸싸움은 내 본능"…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하나 조

[인물다큐] "몸싸움은 내 본능"…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하나 조

2016.01.16. 오후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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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성적인 스포츠의 대명사' 하면 아이스하키를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미국 댈러스에는 남자 선수들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으며 빙상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여성 선수가 있습니다.

김길수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미끄러운 빙상을 빠르게 질주하는 선수들.

공을 쫓다 부딪치고, 넘어지고… 때로는 거친 몸싸움도 벌어진다.

이 때문에 아이스하키는 통상 '남자들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작은 체구로 덩치 큰 남자들 사이에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한 여자 선수가 눈에 띈다.

[하나 조 / 아이스하키 선수 : 제가 힘이 세지 않아서 몸집이 큰 남자들과 함께 경기를 하기 위해선 저만의 장점인 빠른 속도를 이용하고 있어요.]

하나 씨는 13살 무렵 처음 우연히 아이스하키 스틱을 잡았다.

이후 빙상장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가 됐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며 틈만 나면 빙상장에 찾아가 훈련을 하다 보니 하루도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

[이경옥 / 하나 조 엄마 : 저는 어떨 때는 경기하러 가면 게임을 못 보겠더라고요. 막 넘어지고 깨지고 그러니까….]

두 번의 어깨와 무릎 수술.

잦은 부상으로 대학에 들어가면서 국가대표 선수의 꿈은 잠시 접어야 했다.

아이스하키 스틱 대신 펜을 쥐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마음속에선 언제나 얼음판 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나 조 / 아이스하키 선수 : 아이스하키는 제 삶과 같아서 할 수만 있다면 몸이 움직여지는 한 계속해서 함께 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직장인이 된 하나 씨는, 결국 '댈러스 프로 아이스하키팀'에 들어가 다시 선수로 뛰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한인 아이스하키 협회의 유일한 여성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날카로운 공격력을 인정받고 있다.

160cm가 채 되지 않는 작은 키지만 빠른 속도와 순발력만큼은 웬만한 남자 선수들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

[최정우 / 북미주 한인 아이스하키협회 사무총장 : 스킬이 좋은 것 같고요. 스케이팅 자체도 파워 스케이팅, 특히 여성들이 파워 스케이팅하기가 힘든데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좋은 스케이팅을 하는 것 같습니다.]

바쁜 직장 생활 중 시간을 내 빙상장을 찾을 때면 고단하기는커녕 오히려 힘이 난다는 하나 씨.

[하나 조 / 아이스하키 선수 : 언젠가 현역 선수로 뛰고 싶고, 코치로도 활동하고 싶어요. 계속할 거예요.]

부딪치고 넘어져도, 또다시 일어나 달리는 아이스하키처럼 그녀의 도전은 언제나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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