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을 자극하는 미술가 오승열

오감을 자극하는 미술가 오승열

2015.12.19. 오후 4:0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미술 전시회, 그리 흔하지 않은데요.

누구라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으로 늘 화제가 되고 있는 동포 미술가가 있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현대미술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든 작품들, 함께 감상해보시죠.

[기자]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가장 큰 번화가.

알록달록한 달걀 같은 조형물이 눈에 띈다.

아이들이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한 번씩 만져보고 올라타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동포 미술가 오승열의 조형물 글로브곱 ('Globgob').

가격이 7만 달러에 이르는 작품이다.

이처럼 그의 작품을 뉴질랜드 거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오승열 작가는 현지에서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새로 건립한 미술관에서 '하품'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는데 미술관측이 건물 설계 단계부터 그에게 전시를 의뢰해왔다.

[오승열, 미술가]
"어느 누구나 다 하는, 동물마저도 하는 그 어떠한 행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그럼 제목으로 시작해서…."

그의 작품은 이처럼 일상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흔히 어렵고 난해하다고만 여기던 현대미술을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앤드류 클리포드, 미술평론가]
"(그의 작품은) 복합적인 면을 갖고 있는데요. 항상 재미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 특히 아이들까지도 그의 작품을 즐길 수 있어요. 하지만 거기에는 진지한 이슈들도 존재합니다."

대다수의 작품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관객들에게 더 구체적인 느낌을 주려는 그의 의도에 따른 것이다.

[테머른 스완, 관람객]
"(오승열 작품은) 색다른 경험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작가의) 작품은 만질 수 없어요. 복도에 있는 작품(Huggong)도 정말 좋았어요. 천천히 걸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면 작품과 소통할 수 있었어요."

그건 아마도 화가였던 부모님의 영향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려서부터 그에게 미술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구였고 거창한 것이 아닌 일상이었다.

그는 그러한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 열 다섯 살 때, 이곳 뉴질랜드로 왔다.

모든 게 낯설었지만 그의 시선은 언제나 일상의 것들에 닿았다.

[오승열, 미술가]
"일상에서의 그냥 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보았던, 지나쳤던, 스쳐갔던 그러한 것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 어떤 그것에도 아름다움이 있을 수 있는 거고, 그것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 수 있고 정말 콩알만 한 작은 것에서도 우주를 볼 수 있다…"

그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작품 '누들'도 그 연장선이었다.

뉴질랜드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한국의 면 요리들을, 크게 형상화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냉면집을 하셨던 것에서 착안해 그에게 익숙한 것들, 그 중에서도 한국의 것들을 작품화한 것이다.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런 작품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언제나 유쾌하다.

[오승열, 미술가]
"더 다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제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영역을 더 넓히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또는 해왔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면서 발전시키는 거…"

조각 뿐 아니라 회화, 설치미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재미와 놀라움을 선사하는 그가 다음엔 어떤 작품을 선보일까, 관객들의 기대가 높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