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이 들려주는 한국전쟁 이야기"…첫 한국전 다큐

"노병이 들려주는 한국전쟁 이야기"…첫 한국전 다큐

2015.06.13.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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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이 발생한지 65주년이 되는 해죠.

당시 6천여 명이 참전했던 뉴질랜드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전 참전용사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있다는데요.

이준섭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백발이 성성한 노 신사가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21살에 포병으로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모리스 가슨 씨입니다.

가슨 씨가 기억하는 한국 전쟁의 생생한 모습은 그대로 영상에 기록됩니다.

[모리스 가슨, 한국전 참전용사]
"(첫해 겨울에) 우린 여름용 침낭과 몇 개의 모포뿐이었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우릴 괴롭혔는데 그것이 맨 처음 겪은 난관이었습니다."

뉴질랜드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블라이스 씨는 지난해 중순부터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상업 영화를 주로 제작했던 블라이스 감독이 참전용사 다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 때문입니다.

[데이비드 블라이스, 다큐 영화감독]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할아버지가 97세이셨을 때 인터뷰를 해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데요. 한국전과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에게도 전쟁에 대해 말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블라이스 씨는 이번 작품에 한국전 참전용사 10명을 포함해 30명의 인터뷰를 담을 예정입니다.

현재 절반 정도 작업을 마쳤는데 남은 인터뷰도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데이비드 블라이스, 다큐 영화감독]
"참전용사들이 영원히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요.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이 말하는 세부적인 내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상업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해 제작에 어려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 기획자 패트리샤 씨와 십시일반으로 제작비를 보태고 참전용사 가족들이 자료 수집을 도와 다큐 제작에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패트리샤 스트라우드, 공동 프로듀서]
"저희는 (다큐를 통해) 한국전에서 활동한 뉴질랜드 참전용사들 이야기가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 군인들이 참전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거든요. 참전용사들은 한국에서 좋은 일을 많이 했어요. 힘든 일도 많이 했고요."

블라이스 씨는 자신의 다큐를 본 누군가가 다른 지역에서도 참전용사의 기록을 남겨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오클랜드에서 YTN 월드 이준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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