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보호 기업'

[세상교과서]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보호 기업'

2015.04.25. 오전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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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시에 있는 한 편의점.

직원들이 상품을 진열하고 손님을 맞느라 분주한데요.

일반 편의점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장애인이라는 점입니다.

지적 장애를 가진 우슈오엔 씨도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우슈오엔, 편의점 직원]
"저는 이곳에서 계산을 하고 판매를 하는 일이 즐겁고 좋아요. 계속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이른바 '장애인 보호 기업'입니다.

타이베이시에는 이 편의점처럼 '장애인 보호 기업'으로 지정된 업체가 42곳에 이르는데요.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편의점과 식당, 주유소 등 서비스업이 대부분입니다.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 지역 주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인터뷰:장페이신, 편의점 점장]
"장애인 직원들의 업무 능력은 상당히 뛰어납니다. 고객이 문제가 생겨 문의를 하면 바로 처리를 해줍니다."

타이완 정부는 지난 1997년부터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주는 '장애인 보호 기업' 정책을 시행해왔는데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보호 기업'은 건물 임대료와 관리자 인건비 등 연간 우리 돈으로 약 1억 원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습니다.

보호 기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모두 장애인들에게 돌아간다고 합니다.

[인터뷰:쳔훼이치, 타이베이시 노동부 관계자]
"장애인들이 보호 기업에 지원하는 데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일하는 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기관도 타이베이시에만 12곳에 이릅니다.

제가 방문한 미용 교육 협회에서는 마침 네일아트 교육이 한창이었는데요.

이곳에서 70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협회가 지정한 미용실에 취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들의 교육에 필요한 자금은 모두 정부에서 지원해준다고 하네요.

[인터뷰:린시우펑, 미용 교육협회 원장]
"저희는 전국 250개 미용실과 협력해 장애인들이 교육을 받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교육생들은 배움의 기회를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방법을 터득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카오치팅, 미용 수업 교육생]
"오랜 시간 직업이 없어서 불안했고 사람들을 만나는 게 두려웠어요. 그런데 미용 공부를 하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됐죠. 앞으로 미용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요."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작은 배려와 관심, 무엇보다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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