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화가' 안영일 화백

'물의 화가' 안영일 화백

2015.02.15. 오전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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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의 화가'로 잘 알려진 안영일 화백을 기억하십니까?

한국전의 포연이 남아있던 1950년대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개인전을 연 화간데요.

팔순의 나이이지만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김은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심연의 바다를 표현한 푸른빛 캔버스.

물결의 일렁임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첼로와 하나 된 연주자의 역동적인 몸짓은 힘 있는 붓 터치로 표현했습니다.

팔순의 동포 화가, 안영일 씨의 작품들입니다.

[인터뷰:조 맥데빗, 관람객]
"이 작품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여러 가지 색깔을 사용했는데 각기 다른 보라색의 다른 톤이 아름답고 마치 해가 진 뒤에 노을지는 풍경을 떠올리게 하네요. 굉장히 역동적인 느낌입니다."

안영일 씨는 대학을 다니던 지난 1957년, 미국 대사관이 주최한 공모전에 입상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뉴욕과 시카고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개인전을 연 것은 안 화백이 처음입니다.

그의 천재성에 미국 화단은 주목했고 현지 화랑의 전속 작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인터뷰:안영일, 동포 화가]
"유행에 흔들리지 말고 자기가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 관심에 의한 개척이 필요하고. 마음먹고 열중하면 자기가 바라는 것이 나오게 되어 있어요."

특히 '물'을 주제로 한 작품, '워터 시리즈'는 안 화백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대표작입니다.

물과 빛, 선을 섬세한 색채로 표현해 현지 화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인터뷰:로날드 넬스, 롱비치 예술박물관 관장]
"안영일 씨의 작품들은 현재 그 어떤 예술가들의 작품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습니다. 수십년 동안 같은 시리즈의 작품을 그려도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70년이 넘게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지만 여러 차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한동안 집 밖에 나가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안 화백은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안 화백이 세상에 내놓은 작품은 천여 점에 이릅니다.

[인터뷰:안영일, 동포 화가]
"(여전히)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요. 될 수 있으면. 지금 나이가 많지만 많다고 생각 안하고. 계속해서 그 분야를 개척해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요."

이제 남들은 은퇴할 나이라고 하지만 안 화백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아직도 그의 가슴 속에는 그려야 할 것들과 열정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LA에서 YTN 월드 김은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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