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 '첨벙'…이색 신년맞이

바닷물에 '첨벙'…이색 신년맞이

2015.01.11. 오전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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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며 소원을 빌고, 떡국을 함께 나눠먹는 풍습이 있는데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바닷가에서 독특한 신년맞이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새해맞이 표정, 장혜경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일제히 바다로 뛰어듭니다.

바닷물에 온 몸을 던질 기세지만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 앞에 멈칫합니다.

영하의 매서운 날씨에 몸은 이내 꽁꽁 얼어붙어도 즐거운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새해 첫날 북해 바다에 몸을 담그는 '북극곰 수영대회'입니다.

[인터뷰:리사, 킴, 암스테르담 시민]
"흥분을 극대화 시켜주는 행사인 것 같아요. 몸에 전해지는 충격이 대단하지만 정말 상쾌합니다. 희망하는 일이 꼭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가했어요."

이 행사는 55년 전 네덜란드 서부 스헤브닝겐의 한 수영 동호회가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나쁜 기억을 말끔히 씻어내고 새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자는 의미에섭니다.

행사 참가자가 늘면서 지금은 북해 연안과 운하 등 160여 개 지역에서 4만여 명이 참가하는 전국적인 새해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터뷰:리즈 흐로트벨트, 북극곰 수영대회 행사 진행 팀장]
"오늘 날씨가 영하 1도로 매우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별탈없이 전부 다 멋지게 수영을 했어요.모두가 진정한 영웅입니다."

새해 첫날, 네덜란드 사람들이 잊지 않는 풍습이 또 하나 있습니다.

전통 빵 '올리볼렌'을 온 가족이 다 함께 나눠먹는 겁니다.

반죽 속에 건포도와 사과를 집어넣고 기름에 노릇노릇 튀겨낸 둥근 모양의 올리볼렌!

유명 올리볼렌 가게마다 빵이 만들어지기 무섭게 팔릴 정도로 인기 만점입니다.

[인터뷰:야니 코스터르, 손님]
"새해를 맞아 올리볼렌을 만드는 것은 네덜란드의 전통 새해맞이 풍습입니다. 제가 인도네시아에 살 때는 항상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

네덜란드 사람들은 올리볼렌을 먹으면 나쁜 기운이 물러날 것이란 믿음이 있습니다.

기름 때문에 악귀가 달라붙지 못하고 미끄러진다는 속설 때문입니다.

[인터뷰:헤르베르트 코프만스, 올리볼렌 가게 주인]
"아직도 많은 집에서 올리볼렌을 만들어 먹습니다. 네덜란드의 전통이자 향수인 셈이죠."

새해를 맞는 풍습은 달라도 한해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간절한 바람은 우리와 같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YTN 월드 장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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