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도공…400년의 여행

조선 도공…400년의 여행

2014.03.22. 오전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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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조선 장인들이 일본 도자기 문화를 꽃피운 것은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죠?

조선 도공의 400년 발자취를 돌아보는 전시회가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박진환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금세라도 화병 밖으로 날아오를 듯 생생한 학의 자태.

정교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18세기 유럽인들을 매료시킨 심수관 가문의 작품입니다.

푸른빛 감도는 백자 위에 연꽃이 올라앉았습니다.

17세기 초 이삼평 가문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백자를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일본 도예 문화를 대표하는 두 가문의 작품이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만났습니다.

[인터뷰:스즈키 리에, 관람객]
"탁한 흰색 바탕에 푸른 염료로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서민적인 제게 딱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한다, 관람객]
"지금까지 아리타야끼가 일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반도에서 큰 영향을 받아 탄생하게 됐다는 것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조선 도공 백 여명이 일본으로 끌려갔습니다.

불 조절과 유약 사용 등 이들의 앞선 도자기 기술은 다도 문화의 발전과 함께 일본 사회에 뿌리내렸습니다.

[인터뷰:스키야마 타카시, 일본 민예관 학예부장]
"(조선 도공의 도자기는) 일본인의 식탁과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도자기의 근대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한일 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고 있는 요즘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심동섭, 주일한국문화원장]
"한국 기술이 일본 문화와 융합돼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거든요. 정치적으로 한일 관계가 안좋더라도 문화를 통해 그것을 뚫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도자기를 통해 이어져 온 400년 세월.

선조들이 남긴 발자취는 일본 속의 한국으로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월드 박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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