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것 빼고 다 있어요!…캠버웰 벼룩시장

없는 것 빼고 다 있어요!…캠버웰 벼룩시장

2014.01.19. 오전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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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를 맞아 집안 청소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더이상 쓰지 않아 방치된 물건들을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호주에는 이런 물건들을 한데 모아 사고파는 30여 년 전통의 벼룩시장이 있다고 하는데요.

장터의 이모저모를 윤영철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일요일 이른 아침.

멜버른 시 외곽 캠버웰은 벌써부터 인파로 북적거립니다.

쓰지 않는 물건들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세월을 담은 골동품부터, 옷이나 그릇 같은 생활용품까지...

새 주인을 기다리는 물건들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인터뷰:페타 무페, 시장 손님]
"오늘 장신구와 나무 도르래를 샀는데 보여줄게요. 이것은 호주 농장에서 사용해왔던 오래된 도구에요. 호주 사람들은 재활용 물건을 많이 사기 때문에 이런 장터들이 인기가 있어요."

[인터뷰:최윤희, 동포 손님]
"옛날에는 그런 생각(재활용 물건에 대한 거부감)을 많이 가졌던 것 같은데…호주에 와서 살면서 그런 것이 없어졌어요."

거의 새것에 가까운 물건들도 여기서는 싼값에 구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프린시스 메이어, 벼룩시장 상인]
"(재활용 물건은) 새 물건의 4분의 1 정도 가격입니다. 만약 내가 100달러의 물건을 가게에서 샀으면 이곳에서는 25달러 정도로 살 수 있어요."

장터 곳곳에는 물건을 흥정하는 사람들의 활기뿐 아니라 문화의 향기가 넘칩니다.

[인터뷰:엘렌·빌, 아리랑 부르는 노부부]
"가끔 여행을 가느라 이곳에 매번 온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항상 이곳에 돌아왔습니다."

캠버웰 벼룩시장은 35년의 역사를 거쳐 이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주 일요일 열리는 장터에는 4백 개 넘는 가게들이 열릴 만큼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밥 뱃로니, 캠버웰 시장 관계자]
"하루에 대략 6천에서 7천 명이 찾아옵니다. 많은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물건들을) 쓰레기처럼 여기지만 호주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방문객들은 자발적으로 1 호주 달러, 약 천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합니다.

버려진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벼룩시장.

호주 사람들의 알뜰하고 검소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현장입니다.

멜버른에서 YTN 월드 윤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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