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에게 바치는 무대…극단 '하누리'

동포에게 바치는 무대…극단 '하누리'

2013.10.12. 오전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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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포 2만여 명이 살고 있는 캐나다 밴쿠버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동포 극단이 있습니다.

창단 24주년을 맞은 극단 '하누리'인데요.

저마다 생업을 갖고 있지만 그저 연극이 좋아 하나가 된 사람들.

이들의 무대를 이은경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어느날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온 손자.

해외 발령을 받아 곧 떠난다는 말을 꺼냅니다.

헤어짐이 아쉬운 두 노인은 손자가 가지 못하게 크고 작은 방해 공작을 펴기 시작합니다.

가족의 애뜻한 정을 담은 동포 극단 '하누리'의 무대입니다.

[인터뷰:박가연, 동포 관객]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님들 또 많이 생각나고... 외국 공연인 줄 알고 정보가 없던 상태에서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어서 막 울었어요."

매년 요맘때 열리는 정기 공연.

단원들은 5번의 공연을 위해 1년 내내 매달립니다.

[인터뷰:박상엽, 동포 학생]
"학교를 갔다 와서 공부할 시간도 없이 밤에 연극 연습을 하고 또 새벽까지 연습하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계속 그런 생활 방식들이 힘들었어요."

지난 1989년 창단 이후 이 극단을 거쳐간 사람들은 100여 명.

대부분 연극과는 별 인연 없이 살아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목표를 향해 땀 흘리고 그 결과를 무대 위에 꽃피우는 과정은 이들의 삶을 충만하게 채워줬습니다.

[인터뷰:김현석, 연출가]
"이걸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관객이 우릴 보고 웃고 울고 그리고 우리를 기억해주고 그런 것이 정말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껴요."

[인터뷰:윤시나, 배우·김현석 씨 부인]
"(남편이랑 연극 때문에) 싸우기도 하고 그것(연극) 때문에 웃기도 하고..."

한 해 두 해 공연이 거듭되면서 이름이 알려지자 고정 팬도 늘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동포들과 희로애락을 나눈 20여 년.

고국의 향수를 달래줄 훈훈한 이야기로 다시 관객과 만날 날을 단원들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밴쿠버에서 YTN 월드 이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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