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병아리 감별사 '인기'

한국인 병아리 감별사 '인기'

2013.09.07. 오후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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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아리 감별사'는 알에서 갓 태어난- 병아리의 성별을 예리한 시각과 빠른 손놀림으로 구별해 내는 직업인데요.

섬세한 손기술을 가진 동양인에게 적합해 오래 전부터 해외 취업도 활발히 이뤄져 왔죠.

40년 가까이 병아리 감별사로 독일에서 일하며 이 분야의 일가를 이룬 주인공이 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기자]

막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들.

24시간 안에 암수를 구분해 양계장으로 보내는 일은 부화장의 가장 중요한 작업입니다.

날개 끝을 살펴보고, 항문 모양도 꼼꼼히 살핍니다.

10명 안팎의 한 팀이 판정하는 병아리 수는 하루 평균 20만 마리.

팀을 이끄는 동포 배선현 씨는 업계에서 가장 경험많고 유능한 감별사로 꼽힙니다.

[인터뷰:배선현, 병아리 감별사·경력 38년]
"첫째는 눈이 좋아야 되고, 지구력이 있어야 하고, 손놀림과 동작,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탁월한 재질과 선천적으로 조금 타고나야 해요. (어떤 건가요?) 순발력..."

한국인들이 병아리 감별 기술을 배워 유럽에 건너온 것은 지난 70년댑니다.

손이 큰 독일인에 비해 작고 섬세한 손을 가진 한국인들은 빠르게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당시 월급 수준은 독일 종합병원 과장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높았습니다.

[인터뷰:카르멘 드레거, 병아리 부화장 공장장]
"한국인들은 감별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실수가 없어요. 아주 착실하죠. 불평하지 않고 늘 친절합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병아리 감별사의 60%는 한국인으로 추산됩니다.

최근에는 해외 취업에 눈을 돌린 젊은이들이 기술을 배우러 오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지영, 병아리 감별 교육생]
"굉장히 좋은 직업이에요. 정년도 없잖아요. 제가 열심히만 하면 이 직업을 통해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니까..."

해외 진출 1세대로 꼽히는 배 씨는 시력과 손놀림이 전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한국인 후배들에게 자신이 일하며 배운 경험을 나눠줄 기회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배선현, 병아리 감별사]
"이제 나이가 들어서 앞으로 5~6년 있으면 그만 둘 사람도 많은데 감별사를 채우기 위해서 한국에서 좋은 감별사가 배출돼야만 해요."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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