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빌헬름 텔'…연극으로 되살린다!

영웅 '빌헬름 텔'…연극으로 되살린다!

2013.09.01. 오전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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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활의 명수로 잘 알려진 빌헬름 텔은 고향이 어디일까요?

외세에 맞서 싸운 스위스 민중의 영웅으로 전설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요.

한 마을 사람들이 이 전설의 영웅을 백 년 넘게 연극을 통해 되살리고 있습니다.

주봉희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아들을 향해 활을 당겨야 했던 아버지.

화살은 사과에 명중하고, 애끓는 심정으로 아버지는 아들을 부둥켜 안습니다.

'빌헬름 텔'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장면이 무대 위에 펼쳐집니다.

[인터뷰:파울 샤퍼, 관람객]
"무대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자연 속에서 소도 출연하고 말도 나오고...정말 훌륭한 노천극장 무대에요."

[인터뷰:파트릭 에르니, 관람객]
"빌헬름 텔은 스위스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입니다. 스위스 역사가 시작된 배경의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 연극은 보통 공연과는 다릅니다.

주인공부터 단역까지 무대에 선 180여 명이 모두 한 마을 사람들입니다.

빌헬름 텔은 지난 14세기 외세에 맞서 저항운동을 이끈 것으로 알려진 국민적 영웅.

스위스 알프스 인근 마텐 지역 주민들은 백 년 넘게 연극을 통해 영웅을 기리고 있습니다.

농사와 가내 수공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주민들은 매년 여름 무대를 위해 이른 봄부터 준비를 시작합니다.

[인터뷰:슈테판 발레, '빌헬름 텔' 역]
"13살부터 시작해서 30년째 됐는데 사람들을 사귀는 것도 좋고 연극을 하는 것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세계입니다."

6월에 시작되는 연극은 두 달에 걸쳐 20회 상연됩니다.

이 지역 대표적인 여름 축제로 자리잡은 무대를 보러 한 해 3만여 명이 다녀갑니다.

[인터뷰:유르크 퀴블리, 텔 연극 협회 회원]
"한 가지 희곡으로 아마추어 배우들이 연기해 이렇게 오래 전통이 지속한 무대는 스위스에서 (빌헬름 텔이) 유일무이합니다."

아마추어 배우들의 무대는 프로들처럼 멋지고 화려하지는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6백년 전 영웅을 연극으로 되살리는 스위스 인들의 자부심이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인터라켄에서 YTN 월드 주봉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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