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아픔, 나눔으로 승화하다

상실의 아픔, 나눔으로 승화하다

2013.07.28. 오전 09:4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사람이 겪는 아픔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일텐데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상실의 아픔을 '나눔'으로 이겨낸 동포 부부가 있습니다.

이은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림 속 청년이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누구에게나 상냥하게 인사하던 동포 청년 조셉입니다.

자폐증을 앓아온 조셉은 지난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불과 32살의 젊은 나이.

아들을 잃은 뒤 1년 가까이 정문현, 정성자 씨 부부는 치유할 길 없는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아들을 생각할수록 그의 삶을 어떤 형태로든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부부는 장애인을 위한 카페를 열면서 비로소 다시 일어섰습니다.

[인터뷰:정성자, '조스 테이블' 대표]
"제가 이 카페에 들어오면…저희 아들이 아직도 살아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제 아들 때문에 이곳에서 많은 장애인이 일하고 있고 이곳을 통해서 그 가정에 용기를 주고 힘을 준다고 생각하니까..."

카페 한쪽 문화 공간을 장식한 작품들은 지적 장애인이 그린 것들입니다.

이 곳에서는 또 조셉처럼 장애를 갖고 있는 젊은이 4명이 직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프란시스 쿠퍼, 조스테이블 직원]
"그냥 (조스 테이블 공고를) 발견했어요. 아만다가…그녀가 신문에서 찾았어요."

[인터뷰:아만다 킴, 프란시스의 직업 코치]
"직원들이 굉장히 친절하게 맞이해줬고 지지해줬어요. 프란시스와 제가 하는 모든 질문에 답해주고. 스테파니(정성자 씨)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에요, 다정하고 지원을 많이 해주는 분이에요."

이 카페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과 기부금은 모두 어려운 장애인을 돕는데 쓰일 예정입니다.

[인터뷰:데렉 코리건, 버나비 시장]
"많은 사람이 조스테이블에 오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좋은 커피 때문만이 아니라 정 씨 부부가 우리 사회에 많은 헌신을 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지역 사회는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일을 환영합니다."

유난히 사람을 좋아했던 청년 조셉.

지금은 세상에 없지만 그의 흔적은 카페 곳곳에 남아 세상 사람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밴쿠버에서 YTN 월드 이은경 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