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 제정 [이은경, 밴쿠버 리포터]

캐나다,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 제정 [이은경, 밴쿠버 리포터]

2013.07.27.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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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7월 27일은 한국전 정전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용사들을 기리는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데요.

참전국인 캐나다는 이날을 '한국전 참전 용사의 날'로 정한데 이어 최근에는 국경일로 공식화시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은경 리포터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은경 리포터!

[질문]

캐나다가 '한국전 참전 용사의 날'인 7월 27일을 국경일로 지정했다는 게 이례적인데요.

한인 동포인 연아 마틴 의원이 주도를 한 관련 법안이 연방 하원에서 어떻게 통과 됐나요?

[답변]

캐나다 연방 하원은 지난달 3일, 한국전 참전 용사의 날 법정기념일 제정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은 말씀 하신대로 한인 동포 가운데 최초로 연방 상원의원이 된 연아 마틴 의원의 주도로 지난 2010년 6월에 발의됐는데요.

지난 2월 상원에서 최종 통과된 뒤 이번에 연방 하원에서도 의원 270명 전원이 찬성해 공식화 됐습니다.

앞서 미국이 지난해와 올해를 '유엔 참전용사의 해'로 지정하긴 했지만, 국경일로 지정해 해마다 이 날을 기념하는 것은 참전국 가운데 캐나다가 처음입니다.

[질문]

캐나다가 우방국 분쟁에 참전한 일이 비단 '한국'만은 아닐텐데요.

그래도 한국전에 특별한 의미를 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

캐나다 사람들이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고 자부하는 3대 전쟁이 있는데요.

바로 1,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입니다.

그런데 한국전쟁은 역사적 중요성이 점점 약해지면서 당시 참전 용사들은 각종 공식 석상에도 초대를 받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캐나다 내에서 80세를 넘은 노병들에게 뒤늦게라도 적절한 예우를 하고, 다음 세대에게 자유와 평화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경일 제정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질문]

한국전에 영국 연방군으로 참전했던 캐나다 군인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당시 몇 명이나 우리를 도우러 왔고, 현재 참전 용사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요?

[답변]

당시 한국전에 나선 캐나다 군인은 모두 2만 6천여 명에 달합니다.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파견했는데요, 이들은 모두 전투병으로 이국의 낯선 전장에서 목숨을 바쳐 싸웠지만 이 가운데 516명은 결국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숨을 거뒀습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캐나다 곳곳에 있는 재향군인 전문 요양시설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들은 캐나다 한국전 참전용사회를 결성해 한국전 관련 기념일과 현충일에 먼저 간 전우들을 기리고, 각종 행사에도 참석해 평화를 위해 싸운 용사들을 알리는 데 애쓰고 있습니다.

[질문]

당시 참혹했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참전 용사들이 이번 국경일 제정을 누구보다 반길 것 같은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답변]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8, 90대로 사실상 삶을 정리해 가고 있는 분들이라 이번 국경일 제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는데요.

노병들은 자신들이 젊음을 바쳐 싸웠던 지난날의 역사를 정부가 뒤늦게나마 기억해 준 데 대해 크게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프랭크 스미스, 한국전 참전용사]
"정말 영광스럽고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노고를 앞으로 사람들이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질문]

한국전이 점점 잊혀지고 있는 게 현실인데요.

동포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이번 국경일 제정이 우리 동포 사회에, 그리고 한국과 캐나다, 두 나라의 관계 발전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답변]

먼저 동포들은 차세대 동포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동포 2, 3세 가운데는 한국전 자체를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매년 돌아오는 국경일을 통해 모국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한국과 캐나다가 수교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공통된 역사 인식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로 또 다른 반세기를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임연익, 밴쿠버 한인동포]
"6·25 동란에 대해서 자꾸 잊혀져 가고 있는데 그것을 우리가 더 살리고 앞으로도 더 캐나다와 한국의 우호 관계가 계속해서 더 커질 것을 (믿습니다.)"

형제의 나라를 도우러 온 참전국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들을 기리는 캐나다 정부의 노력이 두 나라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은경 리포터!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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