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제...'성장의 이면' 전시회

한국의 어제...'성장의 이면' 전시회

2013.06.02. 오전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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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6·70년대 눈부신 경제 성장의 그늘에는 싼 임금과 긴 노동에 시달리던 우리 이웃들이 있었죠.

우리보다 먼저 산업화 과정을 거친 영국에서 한국 현대사 속의 사회적 약자들을 미술 작품에 담은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김수정 리포터가 전시회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녹취:권혜원 비디오 작품 '뉴스']
"시립 근로자 합숙소들이 예산 부족으로 인해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지난 6,70년대 가난한 서민들의 쉼터였던 '근로자 합숙소'.

8명이 한 방을 쓰는 빈궁한 생활 속에서도 사람들은 유일한 안식처인 이 곳에서 다음날의 노동을 위한 단잠에 빠졌습니다.

지난 시간은 소리로 남아 세월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6·70년대 우리 일상 속에서 들리던 소리들이 악기에 저장돼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전쟁 후 이어진 힘겨운 가난에서 비로소 벗어나기 시작할 무렵의 한국.

그 시절의 우리들의 초상이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인터뷰:리 깁슨, 영국 코미디언]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사진 시리즈 '야간 근로자'인데요.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곳은 오로지 패스트푸드 식당이라는 게 공감이 되더라고요."

[인터뷰:오라, 예술가]
"이번 전시는 우리가 놓쳐왔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무시돼 왔던 사회적 인식을 이렇게 공유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눈부신 경제 성장 이면에 가려진 민초들의 삶이 사진과 영상으로 영국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영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이번 전시는 사회적 약자의 삶과 인권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인터뷰:김미영, 전시 기획자(독립 큐레이터)]
"선진국들의 경우를 보면 시스템적인 내부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논의하면서 개선해 나가는 점을 많이 봤는데 이것이 바로 사회의 성숙도가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작가 7명은 영국 미술계에 이름을 알리는 기회를 함께 얻게 됐습니다.

[인터뷰:김갑수, 주영 한국문화원장]
"보다 많은 전시 참여 기회를 보장해주고, 또 우리 문화원 전시의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서 이번 큐레이터 공모전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외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때 그 시절 한국의 모습.

이번 전시는 영국 사회가 한국 현대사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런던에서 YTN 월드 김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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