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부와 간호사...사진에 담긴 50년

광부와 간호사...사진에 담긴 50년

2013.04.21. 오전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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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저 뒤에 보이는 곳은 마포대교와 서강대교 사이에 있는 '밤섬'입니다.

섬 모양이 마치 밤을 까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밤섬'이란 이름이 붙었는데요.

1967년 이후 사람이 살고 있진 않지만, 철새들과 각종 야생 식물들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 독일로 건너간 우리 광부와 간호사들은 꽃피는 고국의 봄이 무척 그리울텐데요.

당시 독일 사회에서 활약한 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은 전시회가 베를린에서 열렸습니다.

강주일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부와 간호사로 건너와 단란한 가정을 일궈낸 노부부.

집 앞마당에 한국 채소를 심고 정성껏 가꾸며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독일인 환자와 부부의 연을 맺고 32년을 함께 살아온 동포 간호사.

가족 사진을 볼 때마다 지난 세월의 추억이 마치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인터뷰:신계숙, 간호사 출신 동포]
"옛날에 살았던 그 어려웠던 시절이 자꾸 다시 기억이 되살아나서 좀 감격스러웠습니다."

지난 1960,70년대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 생활을 시작한 동포들.

당시의 앳된 청년들은 힘겨운 노동과 낯선 땅에서의 외로운 삶을 견뎌내고 독일 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했습니다.

이제 삶에 안정을 찾은 이민 1세대의 오늘을 인물 사진으로 유명한 작가 헤를린데 쾰블 씨와 입양인 출신 사진가 스페어링 김 씨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인터뷰:헤를린데 쾰블, 사진 작가]
"작업을 할 때 단지 그림 액자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들의 인생 액자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작품 곁에는 동포들이 소중히 간직해 온 빛 바랜 옛날 사진과 자료들도 함께 전시됐습니다.

[인터뷰:미카엘 안톤 가이어, 주최측 '독한협회' 회장]
"사진전을 통해 독일 역사가 전쟁 후 어떤 상태였고 독일과 한국이 협력하는 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명확히 인식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파독 동포들의 반세기 세월 속 삶의 희로애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 여행.

이번 사진전은 보쿰과 도르트문트 등 독일 5개 도시를 거친 뒤 서울에서도 열릴 예정입니다.

베를린에서 YTN 월드 강주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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