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입양합니다!"...10년째 거리 청소 김광수 씨

"길을 입양합니다!"...10년째 거리 청소 김광수 씨

2013.03.10. 오후 12:4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멘트]

자신의 이름으로 거리를 '입양한다'고 하면 선뜻 이해가 안가겠죠?

동네 거리를 자식 키우듯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들의 활동을 이르는 얘기인데요.

10여 년간 꾸준히 이 활동을 하면서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동포를 이은경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한국에서 체육 교사로 일하다 밴쿠버로 이민 온 김광수 씨.

매일 아침 노란 조끼와 쓰레기 봉지를 들고 거리에 나섭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1km 남짓한 호젓한 거리.

김 씨는 길을 따라가며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꼼꼼히 줍습니다.

자식 돌보듯 정성을 쏟는 이 길은 김 씨가 자기 이름으로 '입양한' 길입니다.

[인터뷰:김광수, 밴쿠버 동포]
"집 앞에 이렇게 버리는 사람들은 여기 사는 주인이 아닌거죠. 항상 떨어져 있는 쓰레기들을 누군가는 치워야 되겠길래 제가 시작하게 된 겁니다."

'거리 입양 프로그램'은 책임감을 갖고 주민 스스로 환경을 깨끗하게 가꾸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지난 98년 시작된 이후 거리 뿐 아니라 공원과 하천 등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테스 화이트, 밴쿠버 랭리 시청 공무원]
"광역 밴쿠버 지역에만 약 4천 명 정도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합니다.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소문으로 알게 되서인지 모르겠지만 해마다 자원봉사자들이 늘고 있어요."

이웃들은 김 씨의 노력 덕분에 달라진 거리의 모습을 실감합니다.

[인터뷰:크리스 브리튼, 이웃 주민]
"(김광수 씨가 청소하는 길은) 깨끗하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돌보는 사람 없는) 다른 쪽 길은 더럽죠."

[인터뷰:김선희, 이웃 주민]
"그럼요. 굉장히 좋아졌죠. 여기 사는 서양인들도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있죠."

김 씨는 매일 아침 자기 이름이 걸린 거리를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갑니다.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 또한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이름을 캐나다에 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밴쿠버에서 YTN 월드 이은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