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앵', 왜 파리를 떠나나? [최효진, 프랑스 리포터]

'파리지앵', 왜 파리를 떠나나? [최효진, 프랑스 리포터]

2012.11.24.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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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죽기 전에 한번은 발을 디뎌보고 싶은 도시로 불리는 파리를 떠나는 프랑스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파리를 외면한 사람만 무려 100만 명에 이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파리지앵들이 이처럼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파리를 등지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바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상황을 파리 최효진 리포터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최효진 리포터 안녕하세요?

[질문]

파리를 떠나는 시민들이 많다는게 선뜻 이해가 안가는데요, 파리의 인구는 얼마나 됩니까?

[답변]

현재 파리 인구는 지난 2009년 통계치에 따르면 약 2백 2십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요.

여기에 파리 외곽 일 드 프랑스 지방, 즉 수도권 인구까지 합치면 약 천 2백만 명 정도로, 우리나라 서울 인구보다 많습니다.

[질문]

최근 프랑스의 한 여론 조사기관 조사 결과 파리지앵들의 절반이상이 파리를 떠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답변]

설문조사 결과 파리에 사는 사람의 54%가 파리를 떠나고 싶어 한다고 답했고요.

이 가운데 19%가 언젠가 이 계획을 실행할 생각이라고 응답을 했습니다.

[질문]

파리지앵들의 탈출은 새삼스러운게 아닌 것 같은데요, 실제로 본격적으로 파리를 떠나기 시작한 시기는 언제부터이고, 그 수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답변]

파리지앵 뿐만 아니라 이들과 함께 파리 외곽에 사는 사람들을 통틀어 프랑스에서는 프랑실리앙이라고 부르는데요.

경제통계 조사기관 인 인세(INSEE)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20만 명의 프랑실리앙이 자신들이 살던 곳을 뜨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약 5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수도권 인구 천 2백만명의 10%가 넘는 백만 명이 수도권을 떠났다는 얘기입니다.

[질문]

그러면 낭만과 예술의 도시,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등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파리를 떠나는 이유가 정말 궁금한데요, 왜 떠나는 겁니까?

[답변]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높은 집세와 교통난, 그리고 여기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를 그 이유로 들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 월세로 살고 있는 파리지앵들이 집세 때문에 시내에서 외곽으로 옮기기 시작한 지는 오래됐는데요.

참고로 현재 파리시내 15평짜리 집의 월세는 천37 유로,우리 돈으로 145만원 정도고, 수도권은 886유로 120여 만원에 달합니다.

여기에다 파리지앵 대부분이 직장이 있는 시내까지 출퇴근하려면 대중교통으로 평균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반을 가야 하는 실정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파리 시내 차량 평균 운행 속도는 17킬로미터 정도에 불과해 걷는게 낫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많은 프리실리앙들이 도시생활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질문]

최근 5년간 백 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파리를 떠났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주해서는 주로 어디에 정착을 하나요?

[답변]

한국에서는 서울을 떠난다고 하면, 주로 시골로 농사를 지으면서 사는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리를 떠나는 사람들은 인구 십만명 이하의 중소 도시로 갑니다.

그 이유는 병원이나 학교 등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을 누리면서 동시에 시골의 전원생활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파리의 궂은 날씨와 매연을 피해서 일조량이 높은 남부 도시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해마다 파리를 떠나는 20만명의 프랑실리앵 중 3분의 1이 남부 대도시인 마르세이유, 리용, 툴루즈 등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약 5만 명 이상이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브르타뉴나 노르망디 지역, 또 우리에게도 익숙한 도시인 보르도가 위치한 남서부 아키텐 지역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질문]

일반적으로 한국의 경우 대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은 주로 중장년층인데요, 파리를 등지는 사람들은 어느 연령대이며 이들의 생활수준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답변]

해마다 파리를 떠나는 20만명 중 56%가 2인 이상의 가정이고 이 중에서 40%가 30~40대 중산층 가정이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커플들이 많은데요.

이런 젊은 부부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손바닥 만한 아파트에서 노는 것보다 넒은 시골 에서 뛰놀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사를 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한적한 지방에서 보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은 여느 나라 사람들이 다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프랑스 파리의 최효진 리포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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