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 순간...곁을 지키는 한국인

삶의 마지막 순간...곁을 지키는 한국인

2012.10.27. 오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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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네팔에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의 곁을 지키며 그들의 손과 발이 돼주는 우리 동포가 있습니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환자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새롭게 깨달아가고 있다는데요.

김영인 리포터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호스피스 시설입니다.

말기 암 환자와 임종을 앞둔 노인 열다섯 명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동포 김정근 씨가 운영하는 이 곳은 5년 전 한국 사회복지단체의 지원으로 생겼습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현지인들의 오해도 많았습니다.

[인터뷰:김정근, 네팔 샘물 호스피스 지부장]
"(처음 시작할 때는) 호스피스에 들어오면 안구와 장기를 적출해서 팔아먹는다는 그런 말들이 있을 때 정말 마음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이 곳에 머무는 사람들은 어떤 비용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보내준 후원금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자신을 부양할 가족도 마땅히 없는 환자들은 이 곳에서 봉사자들의 세심한 보살핌 속에 생활합니다.

[인터뷰:띨버허 두르, 말기 암 환자]
"한국인 봉사자와 의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동안 병 때문에 나쁜 생각을 하면서 살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600 명이 이 시설에서 안식을 찾았습니다.

[인터뷰:허리첨링, 자원봉사자]
"환자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봉사할 수 있어 좋습니다. 환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저도 행복합니다."

죽음을 눈 앞에 둔 환자들의 가족과 친구가 돼 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려움에 부딪칠 때마다 김 씨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이것이 누군가 꼭 해야할 일이라는 사명감입니다.

[인터뷰:김정근, 네팔 샘물 호스피스 지부장]
"제가 해야 할 일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시설을 앞으로 더 늘려서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이 목표고요."

이 곳 노인들에게 김정근 씨는 혈육보다 더 가까운 존재가 됐습니다.

얼마 남지않은 이들의 인생에 후회가 없도록 김 씨는 오늘도 그 곁을 지키며 사랑의 손길을 전하고 있습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YTN 월드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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