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의 행복한 새출발

탈북민들의 행복한 새출발

2012.09.30. 오전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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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캐나다 토론토에는 탈북민 천 여명이 살고 있는데요.

형편이 어려워서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우리 동포들이 힘을 모아 합동 결혼식을 열었습니다.

정영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탈북민 60살 정순이 씨에게 오늘은 잊지 못할 날입니다.

평생 처음으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의 주인공이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탈북민 출신 남편을 만난 것은 8개월 전.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빠듯한 형편에 결혼식은 꿈도 꿀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정순이(가명), 탈북민 신부]
"인생에 한번인 결혼식에서 드레스를 입고 싶었어요. 정말 하늘이 주신, 하느님이 주신 복이라고 생각해요."

정순이 씨 등 탈북민 부부 15쌍이 하객들의 박수 속에 합동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식을 성사시킨 것은 같은 지역에 사는 우리 동포들이었습니다.

[인터뷰:조성준, 탈북민 합동결혼식 준비위원장]
"북한도 인권을 존중하고 좀 더 자유스러운 사회, 캐나다 토론토 같은 사회가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번에 합동 결혼식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캐나다 현지인들도 탈북민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신랑 신부의 가족 역할을 자청했습니다.

[인터뷰:빌 블레어, 토론토 경찰총장]
"제가 결혼했을 때의 경험을 돌아보면 오늘 결혼한 부부들이 얼마나 기쁠 지 알고 있습니다. 저로서도 오늘은 정말 즐거운 날입니다."

이 부부들은 나이아가라로 꿈같은 신혼여행을 갑니다.

결혼식과 피로연, 신혼여행까지 남부럽지 않게 치르게 된 신랑은 늘 신부에게 가졌던 미안한 마음을 비로소 내려놓습니다.

[인터뷰:강준식(가명), 탈북민 신랑]
"결혼식도 못해주고 여태까지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사실 이런 기회가 없었으면 결혼식을 못합니다."

자유의 나라에서 새 삶을 꿈꾸는 탈북민들.

합동결혼식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말고 살아가라는 우리 동포들의 따뜻한 응원이자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YTN 월드 정영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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