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음주와의 전쟁 [김수정, 영국 리포터]

영국, 음주와의 전쟁 [김수정, 영국 리포터]

2012.02.25.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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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영국 사람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해마다 사망자가 늘고, 국가적 손실도 커지자 영국 정부가 급기야 '술과의 한판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영국 김수정 리포터를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수정 리포터!

영국인들이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다던데..어느 정도입니까?

[리포트]

영국에서는 남자 세 명 가운데 한 명, 여자는 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알코올 중독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례로 영국의 한 20대 여성은 열한 살 때부터 매일 술을 마셔오다 간이 손상되고 급기야 왼쪽 눈을 실명하고 말았는데요.

이 여성은 매일 하루에 맥주 24캔, 보드카 한 병을 마실 정도로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져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세 살배기 아이가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아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영국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술독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질문]

과도한 음주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많을 텐데요.

그럼 여기서 잠시 영국에서 술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술 때문에 생기는 질병을 고치는데 쓰이는 돈은 매년 27억 파운드, 우리 돈 4조 7천억 원이 넘습니다.

술 때문에 벌어지는 범죄나 실직 등 사회에 미치는 비용까지 합하면 연간 170억~220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무려 39조의 손실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국에서 과도한 음주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20만 명으로 10년 동안 40%나 크게 늘었습니다.

술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도 매년 9천 명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문]

김수정 리포터!

최근 영국 정부가 술과의 전쟁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던데, 어떤 겁니까?

[답변]

우선 '술 최저가격제'가 도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술 최저가격제'란 맥주 200㎖를 적어도 40펜스, 우리 돈으로 약 800원 아래 가격으로 팔지 못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술에 세금을 더 붙여서 술 가격을 높인다는 건데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음주가들은 연간 7억 파운드, 우리 돈 1,800억 원의 비용을 더 부담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을 국민건강보험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경찰에 붙잡힌 만취자가 술이 깰 때까지 가둬두는 이른바 '부즈 버스'를 운영하기로 했는데요.

일종의 감금된 '쉼터' 역할을 하면서 만취자들의 사고와 제2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질문]

술 값이 오르면 애주가뿐 아니라 술을 판매하는 슈퍼나 식당에도 타격이 갈텐데... 반발은 없습니까?

[답변]

'술 최저가격제도'에 대한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저가격제가 과도한 음주를 해결하는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경기침체로 국민의 생활이 힘든 상태에서 유통업체의 매출만 올려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반발도 거센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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