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술 알리는 '거리의 혁필가'

전통예술 알리는 '거리의 혁필가'

2012.01.05. 오전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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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가죽으로 만든 붓에다 여러 가지 빛깔의 물감을 찍어 그리는 그림이나 문자를 '혁필화'라고 하는데요.

미국에서 우리 고유의 민화 가운데 하나인 '혁필화'를 알리는 할아버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김길수 리포터가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갓을 쓰고 도포까지 두른 할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자,

금새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할아버지의 모습이 신기한지 너도나도 사진을 찍기 바쁩니다.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소형차만 한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할아버지는 어딜 가나 인기 만점입니다.

[인터뷰:브랑키짜 말리티지, 세르비아인]
"한복과 오토바이 모든 게 너무 멋져요. 이렇게 만나게 돼서 매우 반갑네요."

올해 나이 예순여섯인 차종현 씨의 직업은 '혁필가'입니다.

가죽 조각에 물감을 묻혀 호랑이와 대나무 등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새 글자가 탄생하는 혁필화.

차 씨는 사라져가는 전통 예술을 보존하기 위해 침낭과 취사도구를 실은 오토바이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혁필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차종현 혁필가]
"한인 2세들에게 한국 전통 역사를 전수해주기 위해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제가 상투를 꽂고 한복을 입고 다닙니다."

유튜브에는 '거리의 혁필가' 차 씨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차종현, 혁필가]
"(혁필화를 그릴 때는) 스트레스가 싹 해소되고 기분이 아주 좋아요. 무아지경에 빠져 도취된다고 할까."

머나먼 이국땅에서 잊혀 가는 우리 전통 예술을 알리기 위해 차종현 씨는 오늘도 오토바이를 타고 유랑을 떠납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YTN 월드 김길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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