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 전문가들, "동해·일본해 병기해야"

지명 전문가들, "동해·일본해 병기해야"

2011.09.01.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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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최근 미국이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다는 공식 의견을 국제수로기구에 제출한 것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됐었는데요.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둘러싼 분쟁 해결을 위해 세계 지명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캐나다 밴쿠버에 마련됐습니다.

이은경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12개국에서 모인 지명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동해와 일본해 표기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적절한지에 대해 논의기 위해 마련된 국제세미나입니다.

한국 학자들은 1760년 대영제국의 세계지도 등을 예로 들면서 동해 표기가 일본해 표기보다 훨씬 더 오래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박노형, 동해연구회 회장]
"아무래도 이런 자리에 다른 국가의 전문가들이 저희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듣고 토론하다 보면 이런 문제가 어떻게 해결돼야 될 지 그런 방향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본 학자들은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일본해는 일본 사람들이 정한 명칭이 아니라 유럽 사람들이 정해 표준이 된 명칭이라고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야지 마사타카, 일본 요코하마 국립대 교수]
"역사적으로 우리는 원래 일본해에 대한 명칭이 없었어요. 유럽 사람들이 정한 'Sea of Japan'을 번역해서 '일본해'로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3국에서 참가한 전문가 20여 명 대부분은 한국 손을 들어줬습니다.

국제적인 추세도 일본해 단독 표기에서 동해·일본해 병기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오스트리아가 동해·일본해 병기 원칙을 밝힌 데 이어 지난해 헝가리도 같은 방침을 정했습니다.

분쟁 해결을 위해서는 각국의 고유 명칭 대신 제3의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인터뷰: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 대학교 교수]
"이 문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걸로 해결되진 않을 겁니다. 해결방법은 제3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면, '청해'나 '평화해'처럼 중립적인 명칭 말이죠."

세미나에 수렴된 전문가들의 견해는 내년에 열리는 국제수로기구 총회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 총회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YTN 월드 이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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