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삶 이어가고 있는 반공포로들

고달픈 삶 이어가고 있는 반공포로들

2011.03.05. 오전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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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전쟁 직후 남과 북 어느 쪽에도 남기를 거부하고, 제3의 나라로 간 반공포로들이 있습니다.

휴전 6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김정희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950년 6월 25일.

갑작스런 동족상잔의 비극은 새파란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몰았습니다.

3년 후 휴전 협정 당시 남·북의 포로 일흔여섯 명은 남도 북도 아닌, 제3의 중립국을 택합니다.

전쟁의 공포가 없는 나라를 갈망했기 때문입니다.

청춘의 나이에 브라질에 와 여든 살 할아버지가 돼버린 김씨.

말도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한 맺힌 60년 세월을 견뎌왔습니다.

[인터뷰:김창언, 반공포로]
"이북도 싫고 이남도 싫고 전쟁 때문에... 그래서 이제 전쟁이 싫어서 중립국을 우리가 택했죠."

현재 브라질에 살아있는 반공포로는 모두 열 다섯명.

반듯하게 사는 경우도 있지만, 걸인으로 지내다 생을 마감하거나 고달픈 삶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입니다.

[인터뷰:임관택, 반공포로 친목회 회장]
"우리들이 제3국을 선택해서 벌써 반세기가 지났는데 아직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름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분들과 유족들을 조금이라도 대한민국 정부에서 도와줬으면..."

빛바랜 사진들을 보며 추억에 잠긴 노인들.

하얗게 센 머리와 깊게 패인 주름은 60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이들은 살아생전에, 그리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기를 꿈꿉니다.

[인터뷰:문명철, 반공포로]
"제가 살던 고향, 부모들 살던 곳에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요. 언젠가 한국이 통일만 되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 (제가) 살던 고향이에요."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60년이 지났지만 시대의 아픔인 전쟁포로의 상처는 여전히 깊기만 합니다.

브라질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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