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을 무대에 올린 한국인

노인들을 무대에 올린 한국인

2011.01.20. 오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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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6일부터 런던에서 현대 무용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무용축제가 열리고 있는데요.

한국인 무용수가 현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모아 연출한 무용극이 특히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수정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랑을 하고, 이별하는 일상 속에서도 꿈을 놓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잔잔히 펼쳐집니다.

감성 어린 눈빛 연기와 나이를 뛰어넘은 경쾌한 몸놀림에는 삶의 연륜이 묻어납니다.

배우들은 모두 노인들로, 극단에 들어오기 전에는 한번도 무대에 서본 적이 없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뷰:질 코닉, 숨 컴퍼니 무용단원]
"무용단원들은 모두 자신감을 갖게 됐고, 기운이 났습니다. 건강 상태가 매우 좋아진 거죠. 단원들은 이제 세상에 나서게 됐고,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고 있어요. 멋진 일이죠."

[인터뷰:자, 숨 컴퍼니 무용단원]
"저는 76살에 장애인이고, 건강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됐어요. 송윤경 씨가 저희에게 새로운 삶을 준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고, 정말 고마운 사람입니다."

노인 무용단을 만든 이는 한국인 무용가 송윤경 씨입니다.

안무가이자 무용 치료사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송 씨는, 작품에 삶의 이야기를 녹여내기 위해 전문 무용수 대신 일반인을 단원으로 선택했습니다.

[인터뷰:송윤경, 숨 컴퍼니 대표, 무용수]
"테크닉보다는 삶이 우러나온 움직임에 관심이 있어서 자기가 겪었던 경험들을 아픈 경험이든 좋은 경험이든 그것을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제가 뽑았고..."

최근 영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 102편이 선보인 레볼루션 무용축제에서 송 씨의 작품은 소재와 구성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인터뷰:마타 보그나, 더 플레이스 극장 홍보 담당자]
"나이와 상관없이 춤을 추고 연기를 하는 게 정말 아름답습니다. 현대 무용은 젊은 사람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니까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연극 무대에서 증명해 보인 송 씨는 앞으로도 꿈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런던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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