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동포, 법원 인종차별 비판 서적 발간

81세 동포, 법원 인종차별 비판 서적 발간

2010.10.23. 오전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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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최근 독일 중앙은행 이사가 이슬람 이민자들을 비하하고,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는 책을 펴내 독일 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한 동포가 독일 법원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인종차별 문제를 비판한 책을 발간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30만 명 가까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책 박람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독일인 저자들의 책이 가득한 독일관에 한국인이 쓴 책이 전시돼 눈길을 끕니다.

'독일 법원들은 인종 차별을 하는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책 제목은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인터뷰:레벤트 소이다스, 터키 언론인]
"독일에서 인종차별은 늘상 일어나는 일입니다. 매일 같이 벌어지는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의 저자는 1960년대 한국 간호사들을 독일에 성공적으로 취업시키고, 한국과 독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공로로 독일 최고훈장을 받은 이수길 의학 박사 겸 사업가입니다.

이 박사는 자신의 수백억 원대 의류회사를 놓고 독일 은행과 16년간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알게 된 독일 법정의 외국인 차별실태를 책 속에 낱낱이 공개했습니다.

경영이 부실하다는 허위 진술로 자신의 회사를 하루 아침에 파산시킨 은행보다도 법 앞에 평등해야 할 독일 법정의 잘못된 태도를 꼬집은 것입니다.

[인터뷰:하인츠-빌헬름 도엥에스, 독일 변호사]
"독일인인 제가 보기에도 판사들의 선의가 실패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26건의 재판을 치르면서 남은 것은 빚밖에 없지만, 또 다른 법적 시비를 각오하면서까지 책을 쓴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인터뷰:이수길, 동포 의학박사 겸 사업가]
"우리 자손들, 손자들이 독일에 와서 사는 사람들이 나와 같이 이런 법의 차별대우를 받지 말고 정당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입니다."

최근 독일 주요 인사들의 잇딴 외국인 비하 발언으로 인종 차별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수길 박사의 외침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 지 주목됩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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