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참상, 고베 악몽을 되살리다!

아이티 참상, 고베 악몽을 되살리다!

2010.01.21. 오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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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일본 열도는 지난 주말 고베 대지진 1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에 젖었습니다.

때마침 비슷한 규모의 아이티 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뒤여서 추모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박사유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리히터 7.2 규모의 강진이 일본 관서지역을 강타한 1995년 1월 17일 새벽 5시 46분, 그 날의 참사로 숨진 희생자 6,434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대나무에 불이 붙여집니다.

고베 대지진 15주년을 맞이한 일본 열도는 온통 추모 분위기에 빠져들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와 히로노미야 황태자 부부도 추도식에 직접 참여해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아이티 대참사가 일어난 뒤라 일본 방송사마다 지진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하며 추모 열기를 더욱 돋구었습니다.

지반이 꺼지고 건물이 무너져 내린 아이티의 참상은 15년 전의 악몽을 고스란히 되살려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타하라 요시코, 지진 피해자]
"전쟁이 끝난 뒤 같았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 불이 타오르고, 끔찍했지."

[인터뷰:요시오카 후미오, 당시 자원봉사자]
"쇼크, 쇼크였지요. 타들어 가는 냄새, 악취도 아주 고약했고, 마을 여기저기 곳곳에 꽃 한송이 씩이 놓여져 있었는데..."

고베 지진을 직접 겪은 동포들은 아이티 사태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더욱 가슴 아파합니다.

[인터뷰:신용호, 재일동포]
"아이티랑 지진형태도 비슷하지만, 그 쪽은 더운 지역이니까... 우리도 경험상 알게 된 거지만 물이 참 중요한데... 기후가 너무 따뜻하니 음식이나 상처도 금방 부패할테니 고베보다 더 큰 일일 것."

거리 곳곳에 솥을 내걸고 국밥을 끓여 함께 나눠 먹으며 복구에 힘을 쏟은 덕분에 고베 시는 15년이 지난 지금 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완전히 복구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일본 시민들은 고베의 경험이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아이티 재건에 보탬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고베에서 YTN 박사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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