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허덕이는 한글학교

재정난에 허덕이는 한글학교

2009.10.08.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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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독일 프랑크프루트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글학교인 한국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이 학교가 재정난으로 교사들의 월급을 대폭 삭감하는 등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김운경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글학교를 돕기 위해 학부모들이 발벗고 나섰습니다.

학교 운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합쳐 바자회 겸 벼룩시장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학부모까지 나설 정도로 프랑크푸르트 한글학교의 재정난은 심각합니다.

수업료에 의존하고 있는 한글학교의 학생은 현재 400여 명, 신입생에 비해 학교를 떠나는
학생이 점차 늘면서 학생 재적이 지난 봄보다 100명 가량 더 줄었습니다.

[인터뷰:김경자, 한글학교 교장]
"올해 들어서는 예년에 비해서 현저하게 휴학생 수, 전출자 수가 많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희 학교 재정난을 초래하게 된 원인입니다."

결국 지출 비중이 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교사 급여 삭감이라는 고육지책을 꺼냈습니다.

학교 운영진이 제시한 급여 삭감폭은 무려 20%에 달합니다.

학생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김수환, 고등학생]
"한글학교는 저희한테 우리말도 배우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인데... 한글학교가 이 재정난을 잘 극복해서 유지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학교측은 아직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 정부의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한글학교의 현지 사정과 상관없이 지원금이 일률적으로 책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우영선, 학교운영위원 재무담당]
"재외동포재단에서 교육원을 통해서 주는 2500유로가 외부 지원금의 전부입니다. 이는 저희 학교 재정의 1%에 채 못미치는 실정입니다."

다른 지역 한글학교들도 대부분 한인회나 한인교회가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전세계에 퍼져 있는 한글학교 수는 줄잡아 2,000여 곳, 척박한 여건 속에서 재외동포들의 모국어 교육과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실정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한글학교인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마저 재정위기에 처하면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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