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방살이에 재정난까지...

셋방살이에 재정난까지...

2009.03.14. 오전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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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난은 동포 자녀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현지 한국학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는 셋방살이 신세에 재정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재학생 수 500여 명, 교사만도 40명에 달하는 유럽 최대 한글학교인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

개교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동포 학생들은 자신들만의 건물에서 마음 편히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뷰:김다영,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 재학생(고3)]
"그냥 우리만의 학교가 있다면 오고 싶을 때마다 올 수도 있을테고,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시 당국의 외국인 교육정책 덕분에 독일학교 건물을 빌려 교실로 사용하고 있지만, 학교 측과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져 지금까지 6차례나 이사를 해야했습니다.

1년마다 재계약을 해야하는 현재의 독일학교 건물도 언제 나가라고 할 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인터뷰:정하성, 학부모 대표]
"학교 건물이 시에 소속된 건물입니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 시에서 '우리가 필요하다. 더 이상 쓸 수 없다.' 이렇게 하면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다른 데를 찾아야 합니다."

[인터뷰:김경자,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장]
"특히 우리 학생들만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특성을 가졌다고 생각지 않는데, 독일 학교 측에서는 하루만 사용하는 우리들에게 교실을 지저분하게 쓴다는 불만을 이야기 하거든요. 이런 것들이 셋방살이의 서러움이 아닌가..."

최근에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기침체 여파로 재정난까지 가중돼 학교운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생 수가 줄기 시작해 이달부터는 재정 적자를 겪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교사급여 삭감'이라는 고육지책까지 고려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뷰:전경아, 프랑크푸르트 한국학교 서무담당]
"작년 말부터 적자가 나기 시작해 금년에는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특별한 대책은 없고요. 교사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방안이 학교 운영진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동포들의 오랜 숙원인 학교 건물 매입이 과연 꿈에 불과한 일인지...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교실에서 한글을 가르쳐야 하는 셋방살이도 서러운데 재정위기의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한국학교는 더 혹독한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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