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 매료 시킨 한국적인 도자기!

유럽인들 매료 시킨 한국적인 도자기!

2008.12.04.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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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미사를 드릴 때 포도주를 담는 잔을 성배라고 하죠!

독일 쾰른에 있는 성당에는 금이나 은이 아닌 한국식 사발 도자기로 만들어진 성배가 있다고 합니다.

소박한 멋이 살아있는 한국 도자기로 독일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포 도예가 이영재 씨를 김운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30여 년 동안 도자기 가마 옆에서 도예가로서 외곬 인생을 살아온 동포 이영재 씨.

도자기와 결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기간 도예가의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이 씨의 도자기는 쾰른의 한 성당 성배를 제작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연간 1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독일 최고의 문화예술 전시관인 '피나코텍 데어 모데르네'에서 첫 전시도 가졌습니다.

이어 올해에도 같은 곳에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베티나 비크만, 쾨니히슈타인 주민]
"무엇보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그러니까 장식장 같은 곳에 넣어두고 관상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도자기라는 것이죠. 그리고 도자기 색깔이 화려하지 않고 절제되어 있어서 더 좋습니다."

이 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파독 간호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지난 1972년 독일 땅을 밟았습니다.

이후 독일의 바우하우스 정신을 이어 받아 예술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자기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1,000번이 넘는 유약 실험을 통해 한국 도자기의 빛깔을 구현해내고, 한국 전통 그릇인 '사발'을 연구하면서 단순한 형태미에 실용성까지 갖춘 도자기를 구워냈습니다.

이 씨는 마침내 독일 도예가들이 가장 영예롭게 여기는 '리햐르트 밤피'상을 비롯해 10여 개에 이르는 상을 휩쓸며 독일 예술계의 인정받는 작가 반열에 오릅니다.

[인터뷰:이영재, 도예가]
"독일은 한 100년 전에 일어났던 바우하우스 운동으로 인해서 형태의 단순성 그리고 그것이 쓰여질 때 정확하게 쓰여지는 그것이 바로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과 통하는 그런 뒷배경이 있기 때문에 제 도자기를 더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옛 한국의 도공들이 가졌던 순수한 열정을 가슴에 품은 이영재 씨는 진정한 도공이 되기 위해 오늘도 창작의 설레임으로 흙을 빚습니다.

[인터뷰:이영재, 도예가]
"도자기를 내일부터 시작을 해야지 하면, 꼭 처음 도자기를 시작하는 사람처럼 밤에 잠도 못자고, 가슴이 설레이고. 어떤 것이 태어날까 하는 기대감."

1,000번 이상의 유약 실험을 통해 태어난 한국적인 도자기 빛깔.

거기에 실용성을 추구하는 그녀의 예술 철학은 30년 동안 그녀의 도자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원동력입니다.

독일에서 YTN 인터내셔널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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