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중수 참여했던 어느 재미동포의 소회

숭례문 중수 참여했던 어느 재미동포의 소회

2008.02.21. 오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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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숭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 똑같이 가슴이 타들어 간 동포가 있습니다.

47년 전 숭례문 중수 공사에 참여했던 재미동포 최용완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그는 자식과도 같은 숭례문을 다시 살릴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서울로 건너올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소현 리포터가 동포 건축가 최용완 씨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961년 숭례문 중수 공사에 참여했던 동포 최용완 씨!

50년 넘게 가보같이 소중히 간직해 온 당시 실측 자료는 숭례문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최용완 씨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담당교수 추천으로 중수 공사에 참여한 2년 6개월 동안 숭례문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자식같은 숭례문이 불에 타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지켜본 그는 지금도 화재 당시만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 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최용완, 건축가]
"가족이, 내 자식이 타는 것 같았지. 지금도 얘길하면 자꾸 눈물이 나서 못해…"

최 씨가 현재 간직하고 있는 숭례문 관련 자료는 약 20여 점!

중수 전 기록과 복원 도면을 만들기 위한 개인 노트, 기와 문양 탁본 사진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최씨는 철저한 복원 작업만 이뤄진다면 숭례문은 국보 1호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최용완, 재미 건축가]
"숭례문이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밑부분이 다행히 남아 있어 철저한 작업을 통해 정성을 기울인다면 국보 1호로서의 값을 하는 예전 모습을 충분히 다시 살릴 수 있습니다."

최 씨는 중수 당시 임진왜란과 한국 전쟁 와중에 상처 입은 숭례문을 다시 살리기 위해 기와 한조각, 목재 하나를 함부로 다룬 것이 없다며, 화재 후 굴삭기로 잔해들을 마구 걷어버리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더 아팠다고 말합니다.

2년 전 은퇴해 가족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있는 최씨는 고국이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숭례문 복원을 도울 작정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인터내셔널 부소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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